“인건비 충당도 어려워”… 31년만에 문 닫는 서울점자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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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넘게 시각장애인들의 정보접근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한 서울점자도서관이 31일 문을 닫는다.
시각장애인들이 실물 점자책보다 온라인 음성책을 선호하면서 방문객이 줄어든 영향이 크지만, 최근 몇 년 새 서울시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인건비를 대기 어려워진 탓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시연 측은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가 많아지고 실물 점자책을 읽거나 빌리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폐관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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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콘텐츠 증가로 방문객 감소
보조금 감소세에 31일 폐관 결정
24일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한시연)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31일부로 서울점자도서관을 폐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도서관은 1992년 1월 한시연이 서울 노원구에 설립한 뒤 서울시와 노원구의 지원과 일반 후원금으로 운영해 온 사립 도서관이다. 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의회에 따르면 서울점자도서관은 전국 40곳 안팎인 점자도서관 가운데 네 번째로 문을 열었다.
서울점자도서관은 회원 대상으로 실물 점자책 700여 권의 열람·대여뿐 아니라, 직접 제작한 전자도서와 녹음도서를 포함한 음성책 1만5000여 권을 온라인 도서관 ‘넓은마을’과 모바일 도서관 ‘행복을 들려주는 도서관’에서 서비스해 왔다. 점자를 읽을 줄 모르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교실과 점자 악보를 활용한 음악회 등 행사도 꾸준히 열었다. 2018년에는 노원구 관내 식당, 카페들에 ‘점자메뉴판’을 제작해 보급하기도 했다.
한시연 측은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가 많아지고 실물 점자책을 읽거나 빌리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폐관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음성책 제작과 대여는 곧 신설할 한국점자교육문화원에서, 시각장애인 대상 교육과 행사는 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각각 이어갈 계획이다. 김영일 한시연 회장은 “처음 문을 연 1992년과 지금은 시각장애인이 처한 환경도, 점자도서관의 역할도 크게 달라졌다”며 “운영 효율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점자도서관은 장애인복지법상 지방이양사업으로 국고 보조가 없는데, 서울시의 지원도 충분하지 않았다. 공익법인 포털에 공개된 한시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의 관련 보조금은 2020년 7410만 원에서 2021년 5215만 원, 지난해 4627만 원으로 점차 줄었다. 김 회장은 “최근 몇 년 새 사서 인건비를 충당하기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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