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發 물류대란 위기에 ‘인플레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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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인 아라비아반도 서쪽 홍해에 이어 동쪽 인도양에서도 민간 선박이 이란에서 날아온 드론 공격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유가와 보험료 등이 들썩거리고 있다.
10월 7일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이란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통행하는 민간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는 와중에 민간 선박 공격 배후로 이란이 지목된 것은 처음이다.
또 이날 오후 8시경 홍해 남부에서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고 있다는 민간 선박 2척의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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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이어 인도양서도 선박 피습
22일(현지 시간) 미국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인도 서부 해안에서 약 200해리(370km) 떨어진 인도양에서 라이베리아 국적 화학 유조선 ‘켐 플루토’호가 이란에서 발사된 공격용 드론에 피격됐다”고 밝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켐 플루토호는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주베일 항구에서 정제 제품을 싣고 인도 서부 망갈로르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란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과정에서 민간 선박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 배후로 지목된 건 처음이라고 WSJ는 전했다. 일본 리오 브릴란테사 소유의 이 선박은 이스라엘 해운 재벌 이단 오페르와 관련된 네덜란드 에이스퀀텀 케미컬 탱커스가 관리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까지 후티 반군의 물류 위협으로 인한 국내 기업 수출 차질이나 국내 물가 상승 등 영향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급망 차질로 국제 운임과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은 잠재돼 있다.
예멘 반군 공격에 해운 운임 30~40% 상승
홍해發 물류대란 위기
선박들 아프리카 우회… 운송 지연
장기화땐 유가-물가 동반 상승 우려
후티 반군은 홍해와 사우디 남쪽 아덴만에 이어 인도양으로 이어지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과 상선까지 공격하기 시작했다. 중동 전쟁 개시 후 14, 15차 공격이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후 3∼8시 홍해 남부를 순찰하던 아이젠하워 항모전단 소속 구축함이 후티 반군 통제 지역에서 출격한 드론 4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오후 8시경 홍해 남부에서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고 있다는 민간 선박 2척의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의 잇따른 선박 공격으로 인한 물류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해운 운임도 상승하고 있다. 21일 미 CNBC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선사인 스위스 MSC는 인도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가는 컨테이너 운임을 30∼40%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40피트 컨테이너 기준 한 달 전 인도∼미 동부 해안 노선의 운임은 2000달러에서 7000달러로 인상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상하이∼영국 노선은 2400달러에서 4배 수준인 1만 달러로 뛰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지난해 말 급격하게 하락한 해운 운임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은 여력이 있지만 홍해 사태 장기화에 따라 심각성이 커질 수 있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에퀴노르 등 세계 석유회사들은 세계 해상 무역의 약 12%를 담당하는 홍해를 우회하고 있다. 지난 1주간 컨테이너 선박 33척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돌아가는 바람에 아시아에서 서유럽으로 향하는 운송이 60일가량 지연됐다.
정부는 현재로서는 유가 인상이 국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산 석유는 홍해가 아니라 아라비아반도 동쪽 페르시아만을 통해 수입되기 때문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제적으로 운임지수와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를 덩달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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