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방길은 詩, EAST는 소설” 김중만이 바라본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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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으로 투병하다 지난해 12월 31일 세상을 떠난 사진가 김중만(1954∼2022·사진)의 작품이 스위스 바젤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스위스 바젤 H 가이거 문화재단(KBH.G)에서 1일(현지 시간) 개막한 '그럼에도 우리는 같은 별을 보았다' 전시에선 김중만의 작품 총 35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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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자연 담은 ‘EAST’ 연작 공개
전시는 그간 패션이나 광고 사진으로 알려진 김중만의 예술가적 면모를 집중 조명한다. 동양의 원초적 아름다움을 담은 ‘EAST’ 시리즈와 서울 중랑천 둑길을 담은 ‘뚝방길’ 시리즈가 걸렸다. 총 11점을 선보이는 EAST 시리즈는 2015년 프랑스 파리 백야 예술 축제 당시 프랑스 국립동양박물관(세르뉘시박물관)에 단 2점이 소개된 것을 제외하면 처음 공개된다.
EAST 시리즈는 높이 2m, 폭 4m가 넘는 대작으로, 각 작품은 프레임을 포함해 무게가 600∼700kg에 달한다. 작품은 독일 뒤셀도르프 그리거 공방에서 인화됐다. 포트폴리오 심사를 거쳐 통과한 작가만 이용할 수 있는 그리거 공방은 안드레아 거스키, 토마스 루프 등 세계 유명 사진가들이 고객인 것으로 유명하다.
24점을 선보이는 ‘뚝방길’ 시리즈는 김중만이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집에서 강남구 청담동 작업실로 향하면서 만난 나무들을 담았다. 트럭이 다니는 비좁은 이 길을 처음엔 지저분하다고 느꼈지만, 점차 흙먼지와 상처로 뒤덮인 나무들의 아름다움을 느껴 10년 동안 천천히 기록했다. 2019년 서울 송파구 뮤지엄한미 방이에서 개인전으로 이 시리즈를 선보일 때 그는 뚝방길을 ‘나의 성지’라고 칭했다.
김중만은 전시를 준비하며 “뚝방길이 시라면 EAST는 소설”이라며 “뚝방길은 내 마음을, EAST는 나의 세계를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시 제목 ‘그럼에도 우리는 같은 별을 보았다’는 사진 속 풍경이 동서양 구분 없이 모두가 느끼는 마음과 감정을 담았다는 의미다.
재단은 스위스 바젤의 개인 소장가가 가진 김중만의 작품을 보고 그의 전시를 열게 됐다.박성희 바젤 H 가이거 문화재단 컨설턴트는 “김중만이 열정적으로 전시를 준비하다 세상을 떠나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며 “최선을 다해 전시를 여는 것만이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중만은 상업 사진으로 성공 가도를 걷다 2006년 고비 사막으로 떠나 예술가로서 전환점을 맞았다”며 “그 이후 사진을 통해 예술가로서 김중만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내년 2월 11일까지.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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