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서울 청약시장… 분양가 14% 올라도, 1순위 경쟁 58 대 1

정순구 기자 2023. 12. 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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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청약 시장은 오히려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은 "한번 오른 인건비는 떨어지기 어렵고, 자재값도 인상세가 이어질 것이라 분양가도 오르고 있다"며 "서울은 워낙 공급이 적고 청약 대기 수요도 밀리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한동안 청약시장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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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롯데캐슬’ 20평대 9억 육박
1순위 경쟁률 최고 320 대 1 달해
“공급가 더 오를것” 우려 수요 몰려
“집값 하락세 영향 지켜봐야” 지적도
올해 7월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총 761채 규모의 단지에서 88채가 일반분양으로 풀렸다. 20평대(전용 59m²) 분양가가 8억 원대로 발코니 확장비까지 포함하면 9억 원에 육박한다. 바로 옆 단지 같은 면적 아파트가 7억 원 안팎에 거래되는 걸 감안해 고분양가 논란까지 불거졌다. 하지만 1순위 청약을 받은 결과 이 단지에는 2만1322건의 통장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242 대 1로, 일부 타입 경쟁률은 320 대 1에 달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서울 도심이나 강남 접근성이 좋고 서울에 신규 분양 아파트가 워낙 적어 관심이 컸다”며 “분양가가 높았지만 신규 단지 분양가가 앞으로 더 뛸 수 있다는 우려에 수요가 쏠린 것”이라고 풀이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청약 시장은 오히려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세가 이어지며 ‘신축 분양가는 지금이 낮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올 초 청약 규제까지 완화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며 서울 청약 흥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청약을 진행한 서울 아파트의 평균 최저 당첨 가점은 53.0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40.9점) 대비 12.1점 오른 수치다.

청약 가점은 84점 만점으로 무주택 기간(최고 32점)과 부양가족(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등에 따라 결정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려면 무주택 기간 10년(22점) 이상, 부양가족 3명(20점) 이상, 통장 가입 기간 9년(11점)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춰야 했다는 의미다.

1순위 경쟁률도 급등했다. 서울의 올해 1순위 평균 경쟁률은 58.0 대 1로 지난해(10.2 대 1)의 6배로 높아졌다. 이는 추후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인상을 거듭하면서 공사비는 급등세다. 2021년 6월 t당 7만5000원대였던 시멘트 가격은 현재 11만 원을 넘어섰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주거용 건물의 건설공사비지수 역시 2020년 1월 118.58에서 올해 9월 152.84로 28.9% 상승했다.

이런 흐름은 분양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2023년 11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m²당 3414만5100원. 전년 동월(2983만5300원) 대비 14.4% 올랐다.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이 3.3m²당 3000만 원을 처음 넘긴 것은 올해 1월. 불과 11개월 만에 평당 분양가격이 400만 원 이상 오른 것이다.

규제 완화도 서울 아파트 청약 흥행에 한몫했다. 올해 4월부터 최대 10년에 달했던 전매제한 기간이 수도권 최대 3년, 비수도권 최대 1년으로 단축됐다. 또 1주택자가 청약에 당첨되면, 당첨 주택의 입주 가능일부터 2년 이내에 기존 보유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의무도 올해 3월부터 폐지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은 “한번 오른 인건비는 떨어지기 어렵고, 자재값도 인상세가 이어질 것이라 분양가도 오르고 있다”며 “서울은 워낙 공급이 적고 청약 대기 수요도 밀리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한동안 청약시장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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