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전야에 명동 10만, 홍대 8만명 대혼잡... 아찔한 순간도
새벽부터 눈이 내려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은 24일, 명동 거리를 비롯한 서울 곳곳은 오후부터 내내 인파로 북적였다. 이날 낮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 버스정류장이 있는 인도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경하기 위해 몰린 사람들이 줄을 섰다. 여자친구와 백화점을 찾았다는 김모(30)씨는 “크리스마스 선물도 사고 맛있는 것도 먹으려고 나들이를 나왔는데 낮부터 줄이 이렇게 길 줄 몰랐다”며 “사람이 많으니 지나가려는 사람이랑 엉켜서 서로 밀고 난리도 아니다”고 했다.
저녁이 되자 인파는 본격적으로 늘었다. 오후 6시가 넘자 광화문부터 시청 인근까지 외식을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한 남성은 “연휴라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근처 크리스마스 마켓이 생겼다고 해서 구경하려고 왔다”며 “명동에 사람이 많다고 해서 피해서 광화문으로 도망쳐왔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는데도 통제하는 사람이 부족해 보였다”고 했다.
오후 10시가 되자 롯데백화점 본점 건너편 명동길 초입부터 명동역까지 인파로 가득 차 발디딜 틈이 없었다. 신세계백화점 맞은편 인도에는 신세계백화점에서 마련한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를 구경하기 위해 200m 이상 줄을 서 행인들이 지나다니기 어려울 정도였다. 경찰은 길건너 맞은편 중앙우체국 앞에 교통을 배치해서 통행을 위한 별도 가변차로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길거리엔 길을 지나가려는 행인과 노점에서 간식을 사 먹는 사람들, 야경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사람들이 뒤엉켜 혼잡했다. 맞은편에서 서로 걸어오던 사람들이 어깨를 크게 부딪혀 인파 속에서 넘어질 뻔하는 아찔한 모습도 자주 보였다. 한 20대 남성은 길거리에서 음식을 들고 먹다가 한 남성 행인과 부딪혀 먹던 음식을 모두 땅에 떨어뜨리기도 했다.
명동예술극장 앞 명동길과 명동7길이 만나는 사거리는 인파들이 뒤엉키며 심각한 병목 현상이 나타났다. 인파 가운데 택시와 트럭 등이 비집고 들어와 위험천만한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명동파출소에서 출동한 경찰차는 명동길을 가득 메운 인파에 완전히 갇혔다. 사이렌을 수차례 울렸지만 10분도 넘게 걸려서야 겨우 명동성당 쪽으로 빠져나갔다. 인천 논현동에서 남편, 7살 아들, 5살 딸과 함께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기 위해 명동을 찾았다는 박모(43)씨는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는 도저히 명동을 돌아다닐 수 없어서 아이를 등에 업고 다니고 있다”며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괜히 나왔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으로 명동 인근에 9만8000명이, 홍대입구역과 일대에는 8만명이 모였다. 명동에는 경찰관 230명을, 홍대에는 210명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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