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프랜차이즈 아니면 다 죽는다…오징어게임 된 카페잔혹사
고금리 임대료 등 고정비용 증가에
폐업한 카페 10년만에 3배 ‘껑충’
◆ 소비 두 얼굴 ◆
국내 카페 시장은 ‘가성비’ 저가 커피와 맛을 내세운 고급 커피로 양분된다. 거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공격적인 확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맛과 인테리어 경쟁력에 밀린 개인카페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프랜차이즈 주도로 국내 커피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이미 포화상태라는 경고음도 나온다.
2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커피류(커피·차·마테·향신료) 누적 수입액은 11억2918만달러로 지난해 동기(12억9866만달러) 대비 13%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1~12월) 수입 금액이 14억2202만달러로 역대 최대치였는데, 정점을 찍고 줄어든 것이다.
카페 폐업 속도는 더 빨라지며 창업 수 추월을 앞두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0년 전인 2013년 대비 올해 신규 카페 수가 45% 늘어날 동안 폐업 카페 수는 181% 급증했다. 경쟁 심화 속에서 오래 살아남는 카페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커피음료점의 평균 사업 존속연수는 3년 2개월에 그쳤다. 사업자는 여성이 63.9%로 남성(36%)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30대(27.7%), 40대(25.1%), 50대(21.3%), 30세 미만(13.8%) 순이었다.
카페는 1억원 미만으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고 일반음식점에 비해 마진이 높다고 알려져 ‘인기 창업 업종’으로 꾸준히 꼽혀왔다. 하지만 지금은 저가 커피 브랜드의 팽창으로 경쟁이 과도해져 예전만큼 수익을 남기기도 어렵단 하소연이 나온다. 최근 문을 여는 카페들도 저가 커피 브랜드에 쏠리면서 동네마다 커피 브랜드 4~5개씩 나란히 붙어 경쟁하는 모습도 흔한 풍경이 됐다.
개인카페와 프랜차이즈를 막론하고 카페업에 뛰어든 자영업자들은 서로 같은 상권의 고객을 뺏고 뺏기는 상황이다. 김광부 전국카페가맹점주협의회장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창업 비용이 높아져 기본 수억원이 드는 데다가 본사에서 점주들에게 물건을 비싸게 사도록 강제해 점주가 비용부담을 떠안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카페 간 과도한 경쟁을 막고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서 카페업종에도 출점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으론 스페셜티 커피와 특색있는 인테리어를 선보이는 해외 커피 브랜드들이 국내 직영점으로 공격적 진출에 나서며 자영업자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모습이다. 카페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스타벅스에 이어 블루보틀과 팀홀튼 같은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캐나다 국민커피’로 불리는 팀홀튼은 국내 첫 매장인 신논현역점 개점 첫 날 매장앞에 긴 줄이 늘어서며 인기를 끌었다. 2018년 설립된 블루보틀코리아는 2021년 영업이익 27억원을 달성하며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밖에 미국을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인 ‘인텔리젠시아’와 ‘피츠커피’도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에 연이어 진출하는 것은 한국이 트렌드에 민감하고 커피 소비량이 많은 시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성인 1명당 400여잔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평균 커피 소비량 152.7잔의 두배를 웃도는 수치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 고금리가 지속되다보니까 내년 상반기까지 내수소비가 침체되면서 카페업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소규모 개인카페들이 저가프차와 가격경쟁을 하면 폐업할 수밖에 없고 살아남기 위해선 젊은세대에 맞춘 인테리어나 특색있는 메뉴 등으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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