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선물 안고 ‘손타클로스’ 오셨네

시즌 11호골 토트넘 손흥민이 24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에버턴전에서 히샤를리송의 선제골이 터지자 포효하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 에버턴과 홈경기 결승골
2018년 성탄 전날에도 ‘골 선물’
3연승 달리며 4위에 오른 토트넘
‘3경기 4골’ 부활한 히샤를리송에
손 ‘아시안컵 공백’ 기간 걱정 덜어

손흥민(31·토트넘)은 5년 전 크리스마스이브에 대활약을 펼쳤다. 2018년 12월24일 열린 에버턴 원정 경기에서 2골·1도움의 맹활약으로 팀의 6-2 대승을 이끌었다. 이 경기를 통해 손흥민은 ‘손타클로스’라는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토트넘의 산타클로스가 또 한 번 크리스마스이브 결승골로 승리를 안겼다.

손흥민은 24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18분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2-1로 승리했다.

이 골은 손흥민의 이번 시즌 리그 11호 골이다. 지난 11일 뉴캐슬과의 16라운드에서 시즌 10호 골을 기록해 EPL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대기록을 세운 손흥민은 2경기 만에 득점포를 다시 가동했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4골),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12골)에 이어 EPL 득점 공동 3위를 지켰고, EPL 통산 114골을 넣어 리그 역대 득점 단독 23위가 됐다. 바로 위 공동 21위에는 120골을 넣은 스티븐 제라드 알 에티파크 감독과 라힘 스털링(첼시)이 있다.

토트넘은 리그 3연승을 달렸다. 승점 36점을 쌓으며 한 경기를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34점)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이날 리버풀과 1-1로 비긴 선두 아스널(승점 40점)과는 불과 4점 차다.

손흥민은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토트넘이 전반 9분 히샤를리송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고 9분 뒤 손흥민의 추가골이 나왔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데얀 쿨루세브스키에게 건넸던 공을 돌려받은 브레넌 존슨의 오른발 슈팅이 에버턴 골키퍼 조던 픽포드에게 막혀 흘러나왔고, 이를 잡은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오른발 강슛을 날려 골문을 열었다. 토트넘이 후반 37분 안드레 고메스에게 1골을 내주면서 손흥민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

손흥민은 경기 후 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선정하는 ‘맨 오브 더 매치’로 이름을 올렸다. 67.7%의 압도적인 지지로 무수한 선방을 기록한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15.1%)를 큰 차이로 제쳤다.

이날 토트넘의 승리는 손흥민의 활약에 히샤를리송의 부활을 더해 더 큰 의미를 남겼다.

히샤를리송은 이날 골로 최근 3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는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으로 이적한 히샤를리송은 부진과 부상이 겹치며 몫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에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수술까지 받았다.

그런데 수술 후 돌아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마침 부상자가 속출해 근심을 안고 있던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에게 귀중한 선택지 하나를 안겼다. 무엇보다 토트넘은 내년 시작과 함께 잠시 손흥민 없이 경기해야 한다. 1월 초에는 손흥민이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 팀을 잠시 떠나기 때문이다. 상승세 중에 손흥민의 공백을 고려해야 하는 토트넘 입장에서는 히샤를리송과 손흥민이 합작한 이날 승리가 더욱 반갑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