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까지만 달리는 바다열차의 퇴장, 이유는?
[앵커]
강원도 동해안을 따라 16년간 달려온 바다열차가 올해 크리스마스를 끝으로 운행을 종료합니다.
예산 부족 때문인데요.
아쉬워하는 관광객들이 많습니다.
바다열차의 마지막 모습을 신선민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리포트]
동해 바다를 따라 달리는 열차입니다.
창문을 마주보는 좌석에 앉으면 푸른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김동희/강원도 동해시 : "풍경이 너무 좋아요. 여기 송정 지나고나면 그때부터는 계속 바다를 보게 돼 있어요. 그래서 너무 좋아요."]
2007년부터 하루 두세 번씩 강원도 강릉과 동해, 삼척 해안 53km를 왕복해온 국내 첫 '바다열차'입니다.
[김동희/강원도 동해시 : "저는 혼자 이걸 타봤는데 저희 아저씨는 한 번도 안타봐서 이게 없어진다고 하니까 한 번 타보고 싶어서 그래서 오늘 타게 됐어요."]
오붓하게 함께한 엄마와 아들은 창밖 풍경에 눈을 떼지 못합니다.
[곽민성/경기도 화성시 : "신기했어요. 이렇게 가까이서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게..."]
저마다 다른 여행...
달리는 열차는 그 사연도 쉴새없이 풀어냅니다.
[열차 DJ : "바다열차 타고 가족과 추억 쌓기 허니잼(재미 있어요.) 엄마 최고, 보영 최고, 소영 최고, 이렇게 '3최고' 외쳐주셨습니다."]
열차는 간이역에서 시간도 허락해줍니다.
가족들은 추억을 풍경으로 담습니다.
[이보영/세종시 : "마침 한 자리가 남아가지고 가족석을 예매해가지고 오늘 강릉으로 오게 됐어요. 너무 재미 있었고요. 가족들이랑 잊지 못할 추억이었어요."]
2007년 첫 운행 후 누적 이용객은 195만 명.
영동고속도로 확장으로 경쟁력을 잃게 된 영동선 철도 활용 전략으로 탄생했지만, 올해 성탄절까지만 운행합니다.
낡은 열차를 새로 바꿔야하는데 140억 원에 이르는 예산 분담 문제가 생긴 겁니다.
코레일과 강릉·동해·삼척시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김동희/강원도 동해시 : "없어진다니까 좀 섭섭해요. 좀 계속 이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없어진다고 하니까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느낌이 든달까 그렇게 생각이 드네요."]
겨울 바다를 선물한 마지막 열차가 조용히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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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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