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마다 보일러 틀어도 감기 달고 지내”…그룹홈 한파에 운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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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일반 가정처럼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은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걱정이네요."
2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공동육아시설(그룹홈). 다세대주택 옥상에서 그룹홈을 운영하는 손모 씨는 "비용 감당이 안 돼 그룹홈 운영을 그만둔 곳만 올 들어 서울에서 4, 5곳이나 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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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공동육아시설(그룹홈). 다세대주택 옥상에서 그룹홈을 운영하는 손모 씨는 “비용 감당이 안 돼 그룹홈 운영을 그만둔 곳만 올 들어 서울에서 4, 5곳이나 된다”고 하소연했다.
최저 기온이 영하 14도를 기록하며 올 들어 가장 낮았던 이날 이곳에는 3~11세 아이들 6명이 내복과 경량 패딩 등을 껴입고 수면 양말을 신고 있었다. 거실에는 장갑과 목도리 등 방한용품이 담긴 바구니가 있었다. 손 씨는 “1시간 단위로 보일러를 돌리고 있지만 슬레이트벽으로 한기가 그대로 전달되는 바람에 아이들이 감기를 달고 지낸다”며 “올 11월에만 난방비가 29만 원 나왔는데 올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그룹홈이 문을 닫으면 아이들은 추운 겨울에 다른 시설로 옮겨야 한다.
● 난방비, 식재료비 상승에 운영난
그룹홈은 아동학대, 가정해체 등의 이유로 가정에서 분리된 아이들을 양육하는 아동복지시설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서울에서 그룹홈 64곳에서 316명의 아이들이 지내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520곳에 2669명이 거주한다.
정부에선 매달 아동당 생계비로 약 63만 원을 주는데 이 금액으로 의식주와 학원비, 의료비까지 모두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58만4000원) 대비 7.8% 올랐지만 최근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또 운영비로 시설당 47만 원을 주는데 지난해보다 12만 원가량 오르긴 했지만 난방비 등이 전방위적으로 오른 탓에 어느 때보다 겨울나기가 힘겹다고 한다.
경기 안산시에서 그룹홈을 운영 중인 성모 씨는 “난방비뿐만 아니라 식재료비, 학원비 등까지 모두 올라 부족한 운영비를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 후원금도 줄어 “학원 끊어야 하나”
그룹홈은 정부 지원에 지방자치단체 지원과 후원금을 더해 운영된다. 하지만 경기가 둔화되면서 후원금도 예전 같지 않다. 한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는 “10~20년씩 후원하던 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원을 중단했고 아직까지 재개하지 않고 있다”며 “식비를 못 줄이다보니 아이들 학원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자체도 최근 세수 펑크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라 추가 지원을 받기 쉽지 않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자체 지원의 경우 편차가 클 수밖에 없는 만큼 중앙정부의 지원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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