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조절 안되는 아이…부모의 폭언, 자녀의 뇌 '흉터'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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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훈육할 때 내뱉은 부모의 '거친 말'이 아이 뇌에, '흉터'로 남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이가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원인을 찾아보니, 어른들의 높은 분노 지수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유희정/분당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내가 이 아이의 엄마다 아빠다'라는 관점 말고 그냥 나 자신의 삶의 일부로서의 내 감정을 따로 조금 도움을 받으실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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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를 훈육할 때 내뱉은 부모의 '거친 말'이 아이 뇌에, '흉터'로 남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저도 좀 뜨끔한 소식인데요.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설명 들어보시죠.
<기자>
친구들과 자주 다투는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병원을 찾았습니다.
[분노조절장애 어린이 보호자 : '화가 너무 나서 그랬다'라고 얘기는 하고 '친구하고 말로 풀어볼 수는 없겠냐'라고 물었는데 그 상황에서는 그런 게 앞에 보이지 않았었대요.]
아이가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원인을 찾아보니, 어른들의 높은 분노 지수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가 가장 자주 대하는 어른은 부모입니다.
호주 연구팀이 11살 어린이에게 부모가 분노하며 뱉어낸 언어를 얼마나 자주 듣는지 조사한 뒤 이들이 20살이 될 때까지 뇌 발달 정도를 MRI로 측정했습니다.
자주 들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이곳 집중력, 그리고 통제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오히려 더 두꺼워져 있습니다.
뇌가 더 발달한 걸까요?
그 반대입니다.
스트레스 물질이 뇌를 공격해 흉터가 쌓여서 두꺼워진 것일 뿐, 오히려 인지 기능은 떨어지고 충동성은 높아졌습니다.
불행하게도 이건 평생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 연구팀이 50세 노숙자를 들여다봤더니 가장 큰 공통점은 어린 시절 언어폭력, 100%였습니다.
이후 충동성이 높아져 술이나 약물 중독에 빠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 미국 조사에서는 청소년의 41%가 부모의 분노 언어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넌 쓸모없어', '넌 어리석어', '제대로 하는 게 뭐니?', '넌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 '네가 부끄럽다' 이런 말들을 가장 자주 듣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렇다면 냉정하게 부모 스스로도 자신의 언어습관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희정/분당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내가 이 아이의 엄마다 아빠다'라는 관점 말고 그냥 나 자신의 삶의 일부로서의 내 감정을 따로 조금 도움을 받으실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거친 충고보다는 힘을 주는 긍정적인 말이 뇌 발달에 더 도움을 준다는 결론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전민규, 디자인 : 강경림)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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