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국민의힘, 유승민 끌어안을까
“편 늘려야” “특정인 매몰”
당내 의견 엇갈리는 상황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정한 국민의힘이 유승민 전 의원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비윤석열계 인사와의 적극 연대가 직전 지도부인 김기현 대표 체제와 가장 큰 차별화라는 진단에서다. 탈당 후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준석 전 대표 입장에서도 유 전 의원의 합류 여부는 무게감 있는 주제다.
24일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유 전 의원 ‘끌어안기’에 나설 것인지 여부를 두고 판단이 갈리는 분위기였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22일 KBS 라디오에서 “한 (전) 장관의 숙제 중 하나가 광폭 정치를 하는 것이고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최대한 우리 편을 많이 늘려야 하고, 끌어안아야 한다”며 “이 전 대표, 유 전 의원도 만나야 하고 함께 선대위를 구성하는 데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기현 지도부에 속했던 한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이 오면 다 끝난다(좋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든 사람이 국민의힘이라는 깃발 아래 모이도록 하는 건 물론 중요하지만, (특정) 사람에 매몰되는 건 선거 전략으로 적절치 않다”고 했다.
새 비대위 출범 배경인 혁신이 유 전 의원 ‘포용’ 주장의 근거다. 김기현 지도부의 시작점이 ‘당원 투표 100% 반영’ 당헌 개정을 통한 유 전 의원 배제였던 만큼, 변화의 상징은 끌어안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대패 배경이 당과 대통령실 안팎의 쓴소리 소통 부재란 분석도 비윤석열계 존중 필요성에 힘을 보탠다.
27일 탈당과 신당 추진을 공언한 이 전 대표 입장에서도 유 전 의원은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유 전 의원은 4선 중진을 지낸 데다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 원내대표, 바른정당 대표 등을 거친 역사를 갖고 있다. 직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자웅을 겨룬 중량감도 크다.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이 지난 22일 탈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준석 신당’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시선이 늘었다. 한 전 장관이 유 전 의원 포용에 성공할 경우 유 전 의원과 오랜 유대 관계를 맺은 것으로 주목받아온 이 전 대표가 고립되는 듯 비칠 위험도 있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은 이 같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날까지 거취와 관련해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그는 26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유시민 작가와 내년 총선을 앞둔 여론 지형 및 현 정치 상황과 관련해 100분간 토론할 예정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0월1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연말 결단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12월까지는 변화와 쇄신을 위해 제 역할을 하고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그리고 12월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떠난다는 것은 신당을 한다는 것인데, 이건 늘 열려 있는 선택지고, 최후의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조문희·이두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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