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만나자…정세균·김부겸 “이재명·이낙연도 함께 보자” ‘통합 중재’ 행보
두 전직 총리 비공개 회동서
“총선 앞 분열 안 돼” 공감대
이 전 대표 향한 공격 우려
‘비명 학살’ 공천 잡음 언급
28일 이재명 만나는 정세균
‘조건 없는 대화 촉구’ 할 듯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를 끌어안는 ‘통합’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뜻을 함께했다. 두 전직 총리는 ‘필요하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만남을 주선할 수도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추진으로 당이 분당 위기에 처하자 두 전직 총리가 통합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하고 나선 것이다.
두 전직 총리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갖고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분열해서는 안 되며 필요하면 이 전 대표와 함께 이 대표도 만날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두 전 총리가 이 전 대표까지 만나자는 얘기가 나왔다”며 “세 전직 총리(김부겸·이낙연·정세균)뿐 아니라 이 대표하고도 같이 만날 수 있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두 전직 총리는 이 전 대표의 당 비판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이낙연 신당’ 창당 행보를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 체제에서 당내 민주주의가 억압되고 ‘사법 리스크’로 도덕성이 후퇴해왔다고 비판해왔다. 두 전직 총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지만 이낙연 신당 창당은 당 분열로 이어지는 만큼 막아야 한다고 본 것이다.
두 전직 총리는 특히 이 전 대표에 대한 민주당 내 거친 언사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도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김민석 의원은 최근 이 전 대표를 향해 “전형적인 사쿠라 노선”이라고 비판해왔다. 두 전직 총리는 이를 두고 “통합과 단합을 주장하는 당 인사들이 이 전 대표를 거친 언사로 몰아붙이는 것은 분열의 언어를 쓰는 것”이라며 “도의상으로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두 전직 총리는 당내 공천 잡음에 대해서도 우려했다고 한다. 당내에선 최근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 지역구에 도전한 김윤식 전 시흥시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이 후보자검증위원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비이재명(비명)계 공천 학살”이라는 반발이 나온 바 있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혁신에 나서는데 민주당도 통합과 혁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김 전 총리를 만난 데 이어 오는 28일 정 전 총리와 만난다. 정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이 전 대표와의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는 내부 단합 행보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 전 대표와의 만남만은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 대표는 사퇴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회동 여부도 정 전 총리와의 회동 결과에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 당 관계자는 “정 전 총리가 28일 이 대표를 만났을 때 이 대표가 통합을 위한 어떤 노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세 총리와 이 대표의 회동 성사 여부가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김 전 총리로부터도 이 전 대표와 대화,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요청받았으나 확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 부부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앞 광장에서 열린 성탄절 전야행사에 참석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이 세 전직 총리와 이 대표 간 회동 여부를 묻자 “그렇게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정 전 총리님한테 들었다”고 답했다. 정 전 총리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김윤나영·탁지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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