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호, ‘영 라이트’ 태우면 혁신 순항할까
한, 윤 대통령 ‘최측근’ 한계…수직관계 개선 의구심 여전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26일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오는 29일까지 비상대책위원 인선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 28일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표결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한동훈 비대위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비대위원 인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 전 장관이 위원장인 이상 비대위원 인선만으로는 당 쇄신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한 전 장관은 최대 12명의 비대위원을 지명할 수 있다. 당내에서는 중도 성향의 청년층을 전진배치해 쇄신을 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대위원 전원을 70년대 이후 출생자로 채우자”고 제안했던 하태경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낡은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들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영 의원은 SNS에 “한 비대위원장으로부터 Young Right(젊은 우파)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썼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김기현 2기 지도부’의 지명직 최고위원이었던 김예지 의원, 지난달 국민의힘에 영입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미혼모·입양아동 관련 입법 활동을 활발히 해온 김미애 의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전문가 윤희숙 전 의원 등이 비대위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는 전면에 보이는 사람들이 다 기득권·올드보이 느낌이 강했는데 그런 느낌을 씻어내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한 전 장관이 등판하면서 세대교체 그림은 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지 의원은 통화에서 “이전 지도부와 차별성을 많이 둬야 한다”며 “중도층을 넘어 그 이상까지 설득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통령과 당의 수직적 관계를 개선하는 데 근본적 한계를 지닌 한 전 장관이 지휘봉을 잡은 이상 비대위원 인선을 통한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제 인물로 ‘깜짝쇼’를 하려 해도 사람들이 안 속는다”면서 “대통령에 대해 변화를 이끌어내야 당 혁신이 가능한데, (검찰에서) 20년간 수직적 상하 관계를 유지해온 한 전 장관이 그걸 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 전 장관은) 먼저 김건희 특검법에 어떻게 대응할지, 영남권 공천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대답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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