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드디어 천만 배우 됐다
배우 정우성은 24일 영화 <서울의 봄>으로 데뷔 30년 만에 ‘1000만 배우’가 됐다. 한국 영화계의 대표 스타로 수십 작품에 출연했지만, 출연작 중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없었다. 기존 최고 흥행작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668만명)이었다. 그는 <서울의 봄>에서 반란군을 진압하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았다.
1994년 영화 <구미호>를 통해 데뷔한 정우성은 1997년 청춘영화 <비트>로 대중에게 얼굴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오토바이 위에서 눈을 감고 양손을 놓는 영화 속 장면은 정우성을 1990년대 불안한 청춘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1999년 권투선수 역으로 출연한 영화 <태양은 없다> 역시 흥행을 이어가며 스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두 영화 모두 <서울의 봄>을 만든 김성수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김 감독과 <무사> <아수라> 등 총 다섯 작품을 함께했다.
정우성은 최근 몇년간 기존 선한 이미지의 한계를 깨려는 듯한 시도를 이어갔다. <아수라>(2016)에서는 부패한 형사 한도경 역을 맡아 거친 모습을 보여주려 했고, <더 킹>(2017)에서도 권력을 쥐고 흔드는 정치검사 역할이었다. 최근엔 출소 후 평범하게 살길 꿈꾸는 조폭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보호자>의 연출을 맡아 영화감독으로도 데뷔했다.
정우성은 <서울의 봄> 무대 인사에 200회 이상 참석해 영화를 홍보한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주연배우라고 해도 이렇게 많은 무대 인사에 참석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는 처음 <서울의 봄>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직전 작품인 <헌트>와 비슷한 캐릭터가 될 것 같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한다. 정우성은 “영화의 진짜 시작은 관객이 영화를 다 보고 나간 후인 것 같다. 같이 얘기하고 계속해서 상기할 수 있는 영화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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