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1000만 돌파…천만이 봄
한국영화로서는 22번째
영화 <서울의 봄>이 올해 두 번째 1000만 영화가 됐다.
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서울의 봄>이 24일 새벽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서울의 봄>은 올해 한국영화로서는 <범죄도시 3>에 이어 두 번째로 1000만 관객을 달성했다. 역대 개봉작으로는 31번째, 한국영화로서는 22번째다. 이태신 역할을 맡은 배우 정우성으로서는 데뷔 30년 만의 첫 ‘1000만 영화’다. 1995년 <런어웨이>로 데뷔해 정우성과 함께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9), <무사>(2001), <아수라>(2016)를 찍은 김성수 감독에게도 첫 ‘1000만 영화’다. 반란군 수괴 전두광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은 <국제시장>(2014), <베테랑>(2015)에 이어 세 번째 ‘1000만 영화’ 기록을 남겼다.
한국영화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관객들의 달라진 성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약진한 데다 코로나19 시기 관람료를 수차례 인상한 것도 관객의 발길을 머뭇거리게 했다. 올해만 해도 <교섭> <유령> <더 문> 등 많은 예산을 투입한 기대작들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의 봄>의 흥행은 ‘작품이 좋으면 관객은 온다’는 명제를 다시 증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흥행한 <범죄도시> 시리즈와 <공조2: 인터내셔널> <한산: 용의 출현> 등이 모두 전작의 흥행을 업은 후속작이었다면, <서울의 봄>은 그간 영화로 다뤄지지 않았던 역사적 소재를 끌어와 액션·스릴러 장르로 능숙하게 소화한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배경으로 한다. 논란을 피하는 동시에 창의성을 가미하기 위해 전두광, 노태건 등 실존 인물의 이름을 조금씩 변형하는 식으로 허구를 가미했지만, 영화의 뼈대는 역사적 사실과 기록이다. 김성수 감독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언제든 어떤 커다란 일이 벌어질 수 있고, 그것이 역사책에 나오듯 멋진 사람들의 합리적 판단을 거쳐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서울의 봄>이 이 시대에 가진 의미라면 그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고 김오랑 중령 추모 행사 등 극장 밖에서도 영향력 발휘
대중매체인 영화는 종종 많은 관객이 함께 생각해볼 화두를 던진다. 특히 역사적·사회적 소재를 끌어온 영화는 영화관 바깥에서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부른다. <서울의 봄>은 영화의 주요 관객층인 20~30대는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잊혀져가던 12·12 군사반란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렀다. 개봉 초기엔 극중 전두광의 악행에 분노한 관객들이 스마트 워치로 측정한 높은 심박수를 공개하는 ‘심박수 챌린지’가 유행했다. 12·12 당시 반란군에 끝까지 맞서다 숨진 김오랑 중령을 추모하는 행사도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극중 군사반란에 빗대 현 정권을 비판하자, 국민의힘 쪽은 “12·12 사태를 일으킨 하나회를 척결한 것은 우리 당의 뿌리인 문민정부였다”고 반박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경향신문 칼럼에서 “<서울의 봄>을 보면 독재 청산의 긴 이야기가 아직 제대로 된 적도 없음을 느끼게 된다”며 “이야기를 통해 단죄되지 않은 악이 받았어야 할 마땅한 벌이 현재화된다”고 말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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