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팔레스타인 주민의 생명과 존엄을 함께 지키기 위해
지금 팔레스타인에서는 끔찍한 참극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1월 말 한때, 전 세계의 휴전 여론 압박으로 일시적 휴전이 이뤄졌지만, 이스라엘은 일주일 만에 폭격을 재개했다. 유엔 인권업무조정국에 따르면, 지난 20일 가자지구 전역에 공중과 지상, 바다를 통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계속됐다. 이스라엘의 침공 이래 최소 2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죽었는데, 사망자의 약 70%가 여성과 어린이이고, 부상자는 5만여명에 달한다. 실종자 수도 사망자 수 못잖은데, 아마도 폐허가 된 건물 잔해에 파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1월25일 “보수적인 집계로도 어린이 1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과거 다른 전쟁들과 비교했을 때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의 증가 속도가 “21세기에 유례없을 정도로 예외적으로 높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이스라엘 개방대학의 야길 레빈 교수는 이스라엘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지금 이스라엘 점령군이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의 민간인 살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점령군은 학살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병원도, 학교도, 난민촌도, 가자지구 어디도 안전한 곳은 없다. 심지어 이스라엘군은 피란민들이 대거 모여 있는 지역까지 폭격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칼 스카우 부국장은 BBC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내 상황 때문에 지원 물자가 도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우리가 세상을 보는 통로마저 지배한 이 시대는 퍽 잔혹하다. 극단적인 폭력은 사람들의 일상을 흔들고 충격을 주지만, 이내 다른 뉴스들이 점령하면 참극은 금세 잊힌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151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을 구성했다. 이스라엘군의 집단학살 중단을 촉구하고, 즉각적이고 완전한 휴전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지난 24일까지 5차례에 걸쳐 주한 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다양한 연대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전 세계 수백개 도시에서 벌어지는 반전평화 운동의 일부이며, 75년째 지속되는 식민지 점령과 학살을 중단시키기 위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의 지원자들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작은 뜻을 모으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신의 존엄과 생명을 지키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들에겐 물, 식량, 위생용품, 유아용품 등 생활필수품이 절실하다.
긴급행동과 사단법인 아디의 공동주관으로 진행되는 가자지구 긴급구호 모금 캠페인을 통해 그들이 하루하루를 버텨낼 물과 빵을 지원할 수 있다. 이번 모금은 가자지구 폭격 피해 가족, 사망·실종·부상 가족의 생계를 지원하는 현금 지급을 목적으로 하며, 가구당 100유로 이상을 차등 지급한다. 현지에선 팔레스타인 여성위원회 연합(UPWC) 가자지구지부가 모금액 지원을 책임있게 수행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기원한다면 ‘우리은행 1005-203-821-515 사단법인 아디’ 계좌로 작은 손길을 내밀어 주시길 기대한다. 모금 캠페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box.donus.org/box/adians/Gaza_Fund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명교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실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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