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비틀스와 캐럴
비틀스의 노래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젊고 발랄한 목소리와 경쾌한 멜로디의 노래들이 캐럴로 사용해도 손색없다. 정작 이들은 해체 이후에야 제대로 된 캐럴을 발표했다. 먼저 테이프를 끊은 건 존 레넌이었다.
1969년 12월, 존 레넌과 그의 아내 오노 요코(사진)는 전 세계 11개 도시의 중심가에 커다란 입간판을 세웠다. <War Is Over If You Want It, Happy Christmas from John & Yoko>라는 글귀로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두 사람은 또 ‘해피 크리스마스(워 이즈 오버)’를 제작하여 1971년 12월 발매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교코/ 메리 크리스마스, 줄리안/ 크리스마스가 왔네요/ 무엇을 하면서 지냈나요? … 크리스마스가 왔네요(전쟁은 끝나요)/ 약한 이들과 강한 이들을 위하여(당신이 원한다면)/ 부유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전쟁은 끝나요)/ 세상은 참 잘못됐죠(당신이 원한다면)/ 그러니 부디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길(전쟁은 끝나요)/ 흑인도 백인도(당신이 원한다면)/ 아시아인도 공산주의자들도(전쟁은 끝나요)/ 모두 싸움은 다 그만두자고요(지금).”
교코와 줄리안은 각자의 아들과 딸. 두 사람은 할렘 커뮤니티합창단과 함께 싱글로 발매된 노래를 통해 야만적인 전쟁을 끝내자고 외쳤다. 이들의 노래는 영국과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폴 매카트니 역시 1979년 뒤늦게 크리스마스 캐럴을 발표했다. ‘원더풀 크리스마스’가 그것이다. 비틀스 해체 이후에 솔로로 활동하면서 그룹 윙스를 결성, 이 캐럴을 세계 투어 콘서트에서 즐겨 불렀다. 신시사이저를 사용하여 녹음한 곡으로 레트로 분위기가 물씬 나는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다. 다시 크리스마스다. 그러나 그토록 염원했던 전쟁은 끝나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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