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크리스마스' 맨유, 93년 만에 최다패…"수치스러운 통계"

이민재 기자 2023. 12. 2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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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유가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맨유는 24일(한국시간) 웨스트햄과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원정에서 0-2로 패배했다.

맨유는 최근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원정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력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 이날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맨유는 볼 점유율에서 65.5%로 앞섰지만 슈팅 개수에서 11-12로 밀렸다. 골 결정력이 아쉬운 가운데 2골이나 먹히면서 힘없이 무너졌다.

맨유는 이번 시즌 개막 이후 치른 공식전 26경기에서 11승 2무 13패를 당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9승 1무 8패로 리그 8위로 떨어지게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승 1무 4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리그컵은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맨유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게 됐다. 시즌 개막 이후 크리스마스 이전에 13패를 기록하게 됐다. 크리스마스 전에 13패 이상을 기록한 건 1930년 이후 무려 93년 만이다.

1930-31시즌 당시 맨유는 크리스마스 직전까지 정규리그 20경기에서 2승 2무 16패에 그쳤다. 결국 1부 리그 최하위로 2부 리그 강등을 당하고 말았다. 그 기록을 다시 소환하게 됐다. 그만큼 이번 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주제 무리뉴와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체제에서 벗어난 맨유는 2022-23시즌 에릭 텐 하흐 감독을 데려왔다. 그는 네덜란드 아약스 시절 뛰어난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고, 리더십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위에 오르는 등 큰 무대 경험도 많았다. 리그 우승도 3번이나 차지했다.

그는 맨유 지휘봉을 잡으면서 즉각적인 영향력을 드러냈다. 리그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카라바오컵 우승까지 따내면서 5년 9개월 만에 맨유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 맨유가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리더십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충돌을 잘 이겨냈다. 보통 감독은 슈퍼스타의 투정을 받아주는 경우가 있는 편이다. 텐 하흐 감독은 그렇지 않았다. 팀의 화합보다 자신만을 생각하고, 패스가 오지 않으면 짜증을 내는 호날두에게 단호했다. 훈련량이 부족했던 호날두에게 선발이 아닌 벤치 출전을 요구했다. 구단과 갈등이 쌓인 호날두는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그동안 슈퍼스타에 휘둘리고 팀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한 이전 감독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맨유가 더욱 단단해졌다.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컸다. 구단에서도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라스무스 회이룬으로 공격진 보강에 나섰고, 메이슨 마운트와 안드레 오나나 등을 데려오며 스쿼드 강화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오히려 경기력이 떨어지고 말았다. 팀의 핵심인 마커스 래시포드가 올 시즌 내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큰돈을 들여 데려온 회이룬과 안토니, 마운트 등은 몸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제이든 산초 문제까지 발생했다. 출전하지 못한 이유를 두고 텐 하흐 감독과 산초가 충돌했고, 산초는 1군 명단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7,300만 파운드로 데려온 산초는 몸값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1월 이적 시장에서 맨유를 떠날 전망이다.

카세미루와 라파엘 바란이 텐 하흐 감독과 갈등이 생겼다는 루머까지 나왔다. 이들이 1월 이적 시장에서 팀을 떠날 수 있다는 보도도 들렸다.

여기에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를 포함해 부상자가 많아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총체적 난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현지에서는 텐 하흐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력은 올라오지 않고, 공격 전술의 단조로움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직전 시즌과는 다르게 선수단 장악에도 실패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올 시즌 맨유의 수비는 나쁘지 않다. 부상자가 그동안 많았음에도 리그서 23골만 내줬다. 실점 부문 7위를 달리고 있다.

문제는 공격이다. 리그 18경기서 18골을 넣었다. 경기당 1골만 넣고 있다. 맨유보다 득점이 적은 팀은 셰필드 유나이티드(13골)뿐이다. 그만큼 빈곤한 득점력에 시달리고 있다.

텐 하흐 감독은 답답한 현재 상황에도 선수단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주 두 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선수들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맨유 선수라면 당연히 책임을 나눠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은 득점력을 가지고 있다. 비록 지금 그 능력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부진에 대해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텐 하흐 감독은 "부상자가 많다. 그들이 돌아온다면 팀은 더 좋아질 것이다"라며 "우리는 침착해야 한다. 계획을 유지하면서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맨유는 크리스마스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빈곤한 득점력과 조직력, 감독의 전술 부족 등 여러 문제에 직면했다. 지금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유일한 방법은 승리뿐이다.

▲ 맨유가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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