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최원태 빠졌다’ 기회의 땅 키움 선발진, LG 출신 195cm 유망주의 도전 “페디의 하체+폰트의 타점 살리겠다”
[OSEN=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 김동규(19)가 내년 시즌 선발투수로 활약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2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17순위)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김동규는 지난 7월 29일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절실했던 LG는 선발진 보강을 위해 최원태를 영입했고 키움은 이주형, 김동규, 1라운드 지명권(전준표 지명)을 받아오며 미래를 준비했다.
프로 입단 첫 해부터 트레이드를 경험하게 된 김동규는 키움에서 1군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등판 기회를 얻는 등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군 성적은 4경기(4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22.85로 좋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14경기(54⅓이닝) 3승 7패 평균자책점 6.96을 기록했다.
아쉽게 데뷔 첫 시즌을 마친 김동규는 지난 11월 강원도 원주 태장야구장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에 참가하며 올해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키움은 최원태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고 에이스 안우진도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했다. 외국인투수 2명(아리엘 후라도, 엠마누엘 데 헤이수스)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투수가 전무한 상황이다. 김동규를 비롯해 장재영, 김선기, 주승우, 이명종, 김동혁 등 젊은 투수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반대로 말하면 젊은 투수들에게는 주축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동규는 “트레이닝 파트에서 근육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근육을 많이 키우기 위해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서 근육을 키우려고 노력중이다. 올해 시즌을 치르면서 제구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일정하게 공을 던지기 위한 훈련과 내 투구폼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프로 무대에서 한 시즌을 보낸 김동규는 “2군에서도 그렇고 1군에서도 그렇고 내 공이 먹힌다는 느낌이 있었다. 나는 키가 크고 타점이 높다. 이런 강점을 살려서 타자를 요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타점을 높이고 익스텐션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와서 공을 던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프로 타자들을 상대한 느낌을 이야기했다.
“넌 키가 크니까 더 높게 던져야한다. 발도 조금만 나가고 팔을 높게 해서 이점을 살리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밝힌 김동규는 “그런데 그렇게 던지니까 공이 나가지 않았다.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아서 다시 생각을 했는데 내 강점은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것보다는 앞으로 많이 끌고 나와서 던지는데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스타일을 많이 살리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밸런스도 다시 돌아왔다. 내가 아무리 앞으로 끌고 나와도 리그 평균보다 릴리스 포인트가 높고 같은 시속 145km를 던져도 앞에서 던지면 훨씬 더 빠르게 느껴진다. 이런 점을 살려나가고 싶다”라고 자신의 강점을 설명했다.
김동규는 195cm의 장신투수다. 일반적으로 투수는 키가 클수록 유리하다. 그렇지만 막상 195cm 이상의 장신투수 중에서는 성공한 투수를 찾아보면 그리 많지 않다. KBO리그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장신투수는 외국인투수인 더스틴 니퍼드(203cm)다.
“한국에는 장신투수가 많지 않아서 외국인투수들을 많이 보는 편이다”라고 말한 김동규는 “윌머 폰트도 많이 봤고 올해는 에릭 페디(화이트삭스)를 보면서 장점을 가져오려고 했다. 페디는 팔 높이는 나와 완전히 다르지만 끌고 나가는 하체의 움직임이 진짜 좋은 것 같다. 폰트는 타점이 엄청나게 좋았던 투수라 그걸 나에게 입히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다저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게릿 콜(양키스)를 봤다”라고 이야기했다.
140km 중후반대 공을 뿌리는 김동규는 스플리터, 포크, 커브, 슬라이더 등을 구사한다. 김동규는 “스플리터가 2군과 1군에서 던지면서 조금씩 먹히는 것 같아서 주무기로 가져가려고 한다. 나랑 잘맞는 것 같고 스플리터를 던지면 내가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스플리터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키움은 올해 선발 평균자책점 리그 6위(4.06)를 기록했다. 안우진과 최원태가 빠졌기 때문에 내년에는 선발진 운용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그만큼 기회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적생 김동규가 2년차 시즌 달라진 모습으로 기회를 잡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