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분노 후 똘똘 뭉친 흥국생명…김연경 "감정 표출 나쁜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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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여제' 김연경(35)이 공격 실패 후 공을 바닥에 강하게 내리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고개를 떨군 김연경은 공을 잡아 손으로 강하게 내려쳤다.
경기 후 만난 김연경은 "사실 국내에선 자기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별로 안 좋게 보는데, 나는 카드가 나오지 않는 한 화를 표출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감정에 충실하면서 경기를 더 열정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평상시에도 감정을 자유롭게 드러내는 김연경이지만, 이날 따라 더 크게 표출한 것은 경기의 중요성 때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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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전 22점, 연패 탈출 이끌어…"팀원 모두 잘해줬다"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배구여제' 김연경(35)이 공격 실패 후 공을 바닥에 강하게 내리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후 선수들이 달라진 집중력을 보였고, 흥국생명은 고비를 넘어 연패를 끊었다.
김연경 스스로는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팀 내 정신적 지주의 이같은 행동은 다른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김연경은 2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22점을 폭발하며 3-1(25-17 25-20 13-25 25-21)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4경기 3패, 시즌 첫 연패에 빠졌던 흥국생명으로선 이 경기가 매우 중요했다. 다시금 현대건설과의 선두 싸움을 벌일 수 있는 기회이자, 패할 경우 3위 GS칼텍스의 추격을 받아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초반부터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소위 말하는 '한발 더 뛰는' 수비로 끈질기게 공을 살려냈다.
리베로 도수빈, 원래 수비가 좋은 김연경은 물론이고 세터 이원정과 미들블로커 김수지, 아시아쿼터 외인 레이나 토코쿠, 아포짓 포지션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까지 포지션을 불문하고 모든 선수들이 몸을 날렸다.
이같은 기세에 정관장은 압도당하는 모습이었고 흥국생명은 1, 2세트를 손쉽게 따냈다.
하지만 3세트엔 포메이션을 바꾼 정관장에게 흥국생명이 맥없이 빼앗겼다. 4세트마저 내줄 경우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될 상황이었다.
이 순간 김연경이 나섰다. 그는 세트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며 긴 랠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9-8에서도 또 한 번 어려운 공격을 성공시키며 2점차로 벌렸다.
이어진 상황에서 긴 랠리 끝에 김연경에게 또 한 번 기회가 왔는데 이번엔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에게 가로막히고 말았다. 고개를 떨군 김연경은 공을 잡아 손으로 강하게 내려쳤다. 공은 멀리 튀어 날아갔다.
하지만 김연경의 '분노'는 스스로를 다잡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이후 연속 2점을 성공시켰고, 기세가 오른 흥국생명은 수비 이후 김수지의 공격으로 14-9까지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김연경의 '분노'와 '각성'으로 승부가 갈린 셈이었다.
경기 후 만난 김연경은 "사실 국내에선 자기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별로 안 좋게 보는데, 나는 카드가 나오지 않는 한 화를 표출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감정에 충실하면서 경기를 더 열정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화가 난 감정이 이어지면 문제지만, 빨리 평정심을 되찾으면 괜찮다"면서 "내가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선수들도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평상시에도 감정을 자유롭게 드러내는 김연경이지만, 이날 따라 더 크게 표출한 것은 경기의 중요성 때문이기도 했다.
김연경은 "최근에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컨디션도 안 좋고 해서 실력이 안 나와 속상했다"면서 "오늘 경기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잘 준비했는데 경기력이 잘 나왔다. 각자 자리에서 다들 잘해줬다"고 만족해했다.
다만 '감정 표출'을 의도적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경기를 하다보니 나온 것"이라며 "다른 선수들도 속 안에 감추기보다는 표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3라운드에서 주춤했던 흥국생명은 이날 경기를 계기로 재반등의 여지를 만들었다.
김연경은 "12월 들어 경기 일정이 다소 타이트하고 원정 경기도 많았다. 하지만 4라운드는 조금 스케줄이 나아진다고 생각한다"면서 "휴식하면서 잘 준비하면 큰 문제없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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