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흑연 96% 中에 의존… 국산화·공급망 다변화로 뚫는다 [배터리 광물 中 의존도 명암]

권준호 2023. 12. 2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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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가공비보다 中 수입이 싸
K배터리 '투트랙'으로 정면돌파
포스코, 수산화리튬 국산화 박차
배터리3社, 남미·호주로 눈돌려
국내 2차전지(배터리) 산업의 8대 핵심광물 중국 의존도가 올 들어 급감했지만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음극재 생산에 필수적인 천연흑연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96%를 넘는 등 일부 광물은 수입처 다변화가 요원한 실정이다. 국내 배터리사와 소재사들은 남미, 호주 등과 광물 개발계약을 확대하고 대체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중국의 전략무기화가 우려되는 광물의 경우 민관 협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천연흑연, 中 의존도 5년래 최대

24일 한국무역협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올 들어 11월까지 8대 배터리 핵심광물 가운데 중국 의존도(수입액 기준)가 전년보다 늘어난 것은 천연흑연, 이산화망간, 황산니켈 등 3가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천연흑연이다. 천연흑연의 올해 중국 의존도는 96.4%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9년 같은 기간 천연흑연 중국 의존도는 87.4%였지만 2021년 88.1%, 2022년 93.8%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 이산화망간, 황산니켈의 중국 의존도는 73.1%, 12.6%다. 각각 전년 대비 5%p, 12%p 이상 늘었다.

이들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늘어난 것은 중국이 제련·가공 과정에서 큰 강점을 보여 마땅히 대체품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천연흑연의 경우 일부 국내에서 나긴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안다"며 "천연흑연으로 만드는 음극재가 리튬이온을 잘 저장해야 하는데 국내 흑연은 만족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천연흑연 등 광물을 중국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편이 국내에서 가공·제련해 쓰는 비용보다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선택은 국산화·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한 '중국 의존도 낮추기'뿐이다. 현재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유럽은 핵심원자재법(CRMA) 등으로 사실상 중국산 광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압박하고 있다.

■'국산화'부터 '공급망 다변화'까지

광물 국산화에 가장 앞선 곳은 포스코그룹이다. 그룹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인조흑연 음극재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인조흑연이 천연흑연보다 비싸고 생산 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의 양도 상대적으로 많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높은 성능 덕분에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하이니켈계 양극재에 필요한 수산화리튬의 국산화도 서두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1년 4월 포스코홀딩스가 리튬광석 공급업체 호주 필바라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을 설립, 지난달 말 1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에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 연간 생산하는 수산화리튬의 양은 2만1500t(전기차 약 50만대 분량)이다.

내년 4월을 목표로 같은 규모 2공장도 준공할 예정이다. 2공장까지 지어지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양은 4만3000t이다. 여기에 비슷한 규모로 3공장 착공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지는 2공장에서 1㎞가량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곳이다. 현재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생산한 수산화리튬을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니켈 프로젝트'(가칭) 등을 통해 리튬 외 다른 광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에코프로 자회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탄산리튬을 수입해 수산화리튬으로 전환,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생산량은 1만3000t이다. 내년에는 같은 규모로 2공장을 준공한다. 2공장이 지어지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은 2만6000t으로 늘어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공급망 다변화'에 승부를 걸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칠레, SK온·삼성SDI는 호주 등에서 광물을 공급받고 있거나 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 감축은 위험(리스크) 감소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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