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 결혼식 주례가 총리님이었어요?”…깜짝 등장한 한덕수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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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12시40분.
한 총리는 이어 "두분은 이미 26년간 희노애락을 같이 해온 부부다. 여느 부부처럼 칼로 물베기를 했고 서로 생채기를 냈어도 덧나지 않게, 늦기 전에 화해하고 서로 다독였기에 이 자리에 선 것 같다"며 "세상에 여러가지 사랑이 있지만 가장 애틋한 사랑은 오래된 사랑이다. 열심히 일하고 온갖 풍파를 다 겪으면서 서리 내린 머리로 신신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들이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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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오래될 수록 좋은 것도 많아”
부부생활 26년 만에 결혼식
당사자·하객도 사전에 몰라
형편 어려운 부부 1만4천쌍에
무료결혼식 지원 신신예식장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12시40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 신신예식장 내 홍실. TV와 신문에서만 봤던 노신사가 주례석에 들어서자 신랑과 신부를 비롯해 하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주례석으로 들어선 이는 바로 한덕수 국무총리였기 때문이다.
이날의 주인공은 26년만에 결혼식을 올리게 된 김정석(62·가명)·정해수(52·가명)씨였다. 젊은 시절 여러가지 사정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잊고 지내다 최근 동생의 권유로 이날 웨딩 마치를 울린 것이다.
한 총리는 이날 주례사에서 “새로운 것이 좋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인생에는 오래될 수록 좋은 게 더 많다”며 “사랑도 그렇고 우정도 그렇고 여기 신신예식장도 그런 것 같다”고 운을 뗐다.
한 총리는 이어 “두분은 이미 26년간 희노애락을 같이 해온 부부다. 여느 부부처럼 칼로 물베기를 했고 서로 생채기를 냈어도 덧나지 않게, 늦기 전에 화해하고 서로 다독였기에 이 자리에 선 것 같다”며 “세상에 여러가지 사랑이 있지만 가장 애틋한 사랑은 오래된 사랑이다. 열심히 일하고 온갖 풍파를 다 겪으면서 서리 내린 머리로 신신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들이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룬 두 부부 뿐만아니라 병마를 이겨내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딸과 배우의 꿈을 키우고 있는 아들도 꼭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세상을 살아보니 내 맘과 같진 않다. 희망을 놓지 않고 주어진 시간을 열심히 살다보면 바람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고 덕담했다.
한 총리는 주례를 마치고 신랑·신부와 기념촬영 포즈를 취하면서 “김치·참치는 하지 않으세요? 사진찍을때 그러지 않나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 주례는 신신예식장을 운영하던 백낙삼(93)씨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한 총리가 지난 4월 접하면서추진되기 시작했다. 한 총리는 신신예식장이 50년 넘게 무료 예식 봉사를 해왔다는 것을 알고 올해 안으로 주례를 서야겠다고 결심했고 일정 조율이 이달 중순께 이뤄졌다.
일정이 정해진 뒤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초 한 총리가 ‘깜짝 주례’를 서기로 한 부부가 개인사정으로 지난 19일 갑자기 결혼식을 취소했고 한총리의 주례도 무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 이날 주례를 선 부부의 예약이 곧바로 잡히면서 한총리도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총리는 “예식장 창업주인 고 백낙삼씨는 별세하시기 전까지 사진은 물론 예복과 식장까지 제공하며 어려운 이들의 꿈을 이뤄주셨다”며 “백 대표 별세 이후에도 부인과 아들이 부친의 유지를 이어가기로 했다는 기사를 읽고 꼭 한번 내려와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남문(55) 신신예식장 대표는 “총리님께서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일부러 내 와주셔서 너무 영광이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흔쾌히 오시기로 해 주셨다”며 “부친께서 신신예식장을 100년을 이어가는 게 꿈이셨던만큼 그뜻을 이어받아 앞으로 40년 이상은 지금처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객으로 참석한 김모씨 “나랏일로 바쁘실텐데 먼데까지 이리 와주셔서 너무 놀랍고 감사하다”며 “크리스마스 이브에 날씨도 좋고 총리님까지 주례를 서 주셔서 앞으로 이 가족에게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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