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머트 거래, 삼성전자 두 배…단타 몰린 테마주 '과열'

전효성 2023. 12. 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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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 든 '빚투'
신용잔액 급증…코스닥에 몰려
"테마주 중심 투자…거품 우려"
투자자예탁금, 한달만에 6조↑
금리 인하 기대에 위험자산 선호

유동성, 투자 심리, 정부 정책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시중 자금이 다시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투자 대박’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확산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공매도와 같은 브레이크가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 증시가 급변동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여유 자금 증시로 ‘머니 무브’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코스피지수는 2599.51로 1주일 전인 15일(2563.56)보다 1.40% 올랐다. 주간 기준으로 지난달부터 8주 연속 상승세다. 코스닥지수도 비슷한 흐름이다. 10월 말 736.1에서 이달 22일 854.62로 약 두 달간 16% 올랐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12월 산타랠리’가 현실화되고 ‘1월 까치 랠리’ 기대가 커지자 증시에 투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19일 투자자예탁금은 53조1320억원으로 한 달 전(17일) 46조9611억원 대비 6조원 이상 불어났다. 2차전지 열풍이 거셌던 7월 말~8월 초 수준에 근접했다.

빚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신용융자잔액은 지난달 6일 16조5766억원에서 이달 21일 17조5217억원으로 한 달 반 동안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질적인 면에서도 좋지 않다. 단타 비율이 높은 코스닥시장에 더 몰리고 있어서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잔액은 지난달 6일 8조7635억원에서 지난 21일 9조437억원으로 2802억원(3.20%)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신용잔액은 7조8131억원에서 8조3784억원으로 5653억원(7.23%) 증가했다. 코스피 5분의 1 수준인 코스닥시장의 빚투가 더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치고 빠지는 단타 투자자들이 빚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진한 빚투 성적표

빚투 자금은 대체로 테마주나 공모주 등 단기 주가 변동폭이 큰 종목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관이나 외국인 자금이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에 몰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22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신용거래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은 시노펙스(9.73%), 엘티씨(9.08%), 랩지노믹스(8.74%), 어보브반도체(8.67%) 등 순이다. 모두 코스닥 종목이다. 정치 테마주도 대체로 신용거래 비중이 높았다. 안철수 국회의원 테마로 분류되는 써니전자(8.34%)는 코스피 전체 종목에서 신용 비중이 가장 컸다. 이낙연 전 총리 테마주인 부국철강(8.04%),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관련주 우진(7.79%) 등도 신용 비중이 7~8%대에 달했다.

신용융자잔액이 많은 기업으로는 개인 비중이 높은 2차전지 관련주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신용융자잔액은 5438억원으로 코스피 종목 중에서 가장 많았다. 포스코퓨처엠이 3414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공모주나 테마주에 몰려드는 단타 투자자들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LS머트리얼즈는 12일 공모가 6000원으로 시작한 주가가 22일 4만6950원으로 9거래일 동안 약 여덟 배 급등했다. 개인이 3370억원어치를 사는 동안 외국인은 240억원어치를 팔았다. 거래량은 2억3495억 주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 거래량(1억1880만 주)을 훌쩍 넘었다.

빚투 성과는 대체로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급등 종목을 제외하면 신용잔액 비중이 높은 100개 종목 중 한 달 전보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53개에 달했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57%, 4.60% 상승한 것을 고려할 때 좋지 않은 성적표다. 한 대형 증권사 대표는 “테마주에 뒤늦게 뛰어든 개미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는 경향이 많다”며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어 빚투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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