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왕조 근간이 ‘지키는 야구’였는데…ERA 꼴찌 충격, 이종열 폭풍영입 화룡점정 ‘400SV 클로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왕조의 근간이 지키는 야구였는데…
삼성 라이온즈가 통합우승한 2005~2006년, 2011~2014년을 보면 강력한 불펜이 존재했다. 오승환, 권오준, 안지만, 권혁, 정현욱 등등…선발투수가 5이닝만 버텨도 될 정도로 강력했다. 그러나 삼성왕조가 이런저런 이유로 막을 내린 뒤 급추락한 이면에는 정반대로 불펜 난조가 자리매김해왔다.
실제 추락이 시작된 2016년부터 올 시즌까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삼성 불펜 평균자책점과 순위는 심각했다. 2016년 5.22로 6위, 2017년 5.75로 9위, 2018년 4.66으로 2위, 2019년 4.36으로 6위, 2020년 5.47로 8위, 2021년 4.80으로 8위, 2022년 4.52로 5위, 올 시즌 5.16으로 최하위.
2018년과 2022년을 제외하고 한 번도 5위 위로 올라가지 못했다. 2016년부터 8년간 3점대는 고사하고 4점대와 5점대가 각각 네 차례였다. 그 사이 오승환이 일본,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컴백했고, 우규민이나 김태훈 등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외부에서 영입한 자원들도 있었다. 그러나 반등은 없었다.
2021시즌 페넌트레이스 2위로 반짝 상승세를 탔을 때도 불펜이 좋은 수준은 아니었다. 올 시즌 부임한 박진만 감독 역시 불펜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불펜이 근래 삼성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큰 영향을 미친 건 기정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2023-2024 오프시즌에 다각도로 불펜 보강에 나선 건 흥미롭다. 여전히 불펜은 외부영입보다 내부 육성이 효율적이란 시각이 팽배하다. 가치를 높여 FA 등 외부에 관심을 끌면, 이미 그 투수는 수년간 피로가 쌓였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돌아봐도 불펜 FA는 성공사례가 거의 없다.
그래도 올 겨울 부임한 이종열 단장은 불펜 외부 보강에 적극적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좌완 최성훈과 사이드암 양현을 영입했다. FA 시장에선 불펜 최대어 김재윤을 4년 58억원에 과감히 영입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우완 이민호까지 데려갔다.
사실 김재윤을 제외하면 검증된 카드라고 보긴 어렵다. 이전 소속팀에서 내리막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나름대로 이들의 반등을 확신하고 영입했을 것이다. 불펜이 부족하긴 하지만, 베테랑 우규민은 과감히 포기했다. 내부적 기준이 있다는 얘기.
외부 영입에 내부 육성,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역시 400세이브 레전드, 오승환 FA 잔류계약이다. 오승환은 확실히 예년의 돌직구를 뿌리지 못한다. 성적만 봐도 다소 처진다. 그러나 올 시즌 막판 행보가 괜찮았고, 여전히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삼성과 오승환은 기본적으로 일찌감치 잔류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세부조건에서 완전 타결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역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계약이니, 신중하게 합의점을 찾아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2024시즌, 부임 첫 해를 맞이할 이종열 단장의 1차 성적표는 결국 그가 영입한 불펜들의 성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삼성은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처럼 이번 오프시즌에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내실을 채워가고 있다. 평가는 1년 뒤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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