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부각에 화들짝… 정세균·김부겸 회동 “민주당도 쇄신해야”

정세균·김부겸 오찬 회동···당 화합과 쇄신 강조
두 전직 총리, “이낙연 전 대표도 함께 해야” 논의도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부겸 전 총리가 24일 조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정부 전직 두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 잡음을 우려하고 민주당의 통합과 쇄신 노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총리의 이날 회동은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세우며 당 체제를 일신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데 반해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와의 파열음이 거세지면서 대비되고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연합뉴스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조찬 회동해 이같이 논의했다. 양측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분란이 이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공감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통합과 쇄신을 통해 지지자들을 결집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민주당 중앙당 이의신청위원회는 22일 공천 심사에서 김윤식 전 시흥시장, 최성 전 고양시장이 제기한 ‘부적격 판정’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김 전 시장은 친명계 핵심 조정식 사무총장 지역구(경기 시흥을)에서, 최 전 시장은 역시 친명계 초선 한준호 의원 지역구(경기 고양을)에서 출마를 준비해왔다. 기각 통보를 받은 최 전 시장과 김 전 시장 측은 “공개처형”, “반헌법적 발상” 등이라며 당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정, 김 두 전직 총리는 또 이날 회동에서 한 비대위원장 지명자를 내세우는 국민의힘 쇄신 움직임에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법무부 장관의 정치권 직행의 적절성을 떠나 국민의힘의 쇄신 행보를 지적하고, 민주당도 쇄신과 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의 통합에 대해 힘을 모아야 하고, 이재명 대표가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만 현 상황에 진전이 있다”는 취지로 대화가 오갔다고 양측 관계자들은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일 이재명 대표와 오찬 회동에서도 당내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전 총리는 당시 오찬 직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민주당만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범민주·범진보 세력 전체를 아울러서 이 어려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며 “그렇게 함께 ‘통합’하고 ‘안정’되고 ‘쇄신’을 끌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총리를 지낸 3총리인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간 회동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전 총리와 이낙연 전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앞 광장에서 열리는 성탄절 전야행사에 동시에 참석한다. 이 대표도 28일 정 전 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한 지명자를 중심으로 여론의 중심에 서면서 쇄신 주도권을 이어간다면 민주당으로서도 3총리 회동을 비롯해 이 대표의 통합·화합 움직임을 부각하는 정책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회동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까지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으로 민주당은 극심한 내분에 빠져드는 모양새에 있다. 상징적인 차원에서라도 문재인정부 3총리가 함께 만난다면 당 화합은 물론 당 운영과 관련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도 압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