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에 이어 함덕주까지 잡은 LG, 철저한 집단속으로 우승 리스크 막는다 [MK이슈]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12. 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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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에 이어 함덕주까지 잡았다. LG 트윈스가 철저한 집단속으로 우승 이후 올 수 있는 위험까지 막고 있다.

LG는 “22일 함덕주와 자유계약(FA)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계약금 6억 원, 연봉 14억 원, 인센티브 18억 원 등 4년 총 38억 원의 규모다.

지난 2013년 5라운드 전체 43번으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아 2021시즌부터 LG에서 활약 중인 함덕주는 다이나믹한 투구 폼과 날카로운 체인지업이 강점으로 꼽히는 좌완투수다. 올해까지 통산 397경기(501.2이닝)에서 35승 21패 59세이브 49홀드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특히 함덕주는 올 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2021시즌과 2022시즌 부상에 신음하며 도합 29경기(33.2이닝) 출전에 그쳤지만, 올해 57경기(55.2이닝)에서 4승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를 작성, LG의 허리를 든든히 지켰다. 이 같은 함덕주의 활약을 앞세운 LG는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2023)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같은 활약에 힘입어 LG와 최대 4년간 더 동행하게 됐다. 계약 과정은 시일은 상당히 소요됐고 외부 변수도 있었지만 순조롭게 흘러갔다.

시즌 후 함덕주는 FA 자격을 얻었다. 게다가 지난 11월 30일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애초에 함덕주의 국내 잔류, 특히 LG 잔류 의지가 강했다.

이적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함덕주의 허니문 등 개인사와 LG의 내부 FA 등의 존재로 최종 계약까지 시일이 다소 소요됐지만 과정 자체는 순조로웠던 것으로 안다”면서 “애초에 함덕주가 사실상 LG를 단일창구로 생각했을 정도로 잔류 의지가 매우 컸다”고 귀띔했다.

사진=LG 트윈스
LG 역시 함덕주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다. LG는 “함덕주는 국가대표 경력을 포함해 많은 경험을 가진 투수이다. 2023시즌에는 건강함을 되찾으면서 가장 좋았을 때 모습을 보여주었고, 팀의 필승조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했다”며 “앞으로도 건강하게 마운드에서 팀을 위해 던져줄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계약 총액에서 옵션인 인센티브의 규모가 18억원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계약금 6억원을 빼면 오히려 인센티브 규모가 더 크다. 하지만 해당 인센티브들은 달성하기 매우 어려운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LG 입장에선 합리적인 계약을 제시했고, 함덕주 입장에서도 달성가능한 옵션 실행을 위한 동기부여와 함께 총액 규모가 늘어날 수 있는 계약이 됐다.

계약 이후 함덕주는 “올해가 가기 전에 계약을 마칠 수 있어 마음이 가볍다. 이번 시즌 팀이 최고의 성적을 냈고, 나도 부상없이 던지면서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기쁘다”며 “다시 한 번 건강하게 던질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꼈다. 앞으로도 아프지 않고 꾸준한 모습으로 팀이 계속 강팀이 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LG 트윈스
앞서 LG는 임찬규 역시 계약금 6억 원, 연봉 20억 원, 인센티브 24억 원 등 총액 50억 원의 조건으로 잡으며 확실한 토종 에이스를 붙잡았다.

임찬규는 2011년부터 2023년까지 11시즌 동안 LG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고 298경기에 등판해 65승 72패 8세이브 5홀드 1075.2이닝 평균자책 4.62를 기록했다. 2023시즌에는 중간 투수로 시즌을 시작하여 팀이 어려운 시기에 선발로 자리를 잡아준 임찬규는 2023시즌 다승 14승으로 국내투수 중 최다승(전체 3위)을 기록했다.

전반기 케이시 켈리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임찬규가 시즌 내내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주면서 LG는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LG 구단은 “임찬규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꼭 필요한 선수이다. 긍정적인 영향으로 팀의 어린 후배들을 잘 이끌며 팀이 통합우승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본인 성적 뿐 아니라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천정환 기자
계약을 마친 이후 임찬규 역시 “엘린이 출신으로서 자랑스러운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 다른 구단은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LG트윈스 선수로 남고 싶었는데 좋은 계약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면서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이번 시즌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팬들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팬들이 항상 웃을 수 있도록 내년, 내후년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계약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임찬규의 계약에 이어 오지환(계약금 50억 원, 연봉 50억 원, 인센티브 24억 원 등 124억 원)과 시즌 전 맺었던 FA 계약을 발표한 데 이어 함덕주와도 손을 잡은 LG는 이제 또 다른 내부 FA 계약 대상자인 김민성을 붙잡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김민성을 붙잡고, 현재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 중인 고우석까지 돌아온다면 LG는 큰 유출 없이 우승 전력을 보전할 수 있게 된다.

과거 일부 팀들의 경우 우승 이후 핵심 전력을 잡지 못하거나 부상 선수들이 발생하면서 그 이듬해 후유증으로 부진했던 사례가 있었는데, LG는 착실한 집단속으로 애초에 그런 상황을 방지하려는 모습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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