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이 된 지하실, 자동차가 된 재봉틀

최지희 2023. 12. 24. 17: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간 지하실은 바닥에 물이 차 있다.

이곳에는 물고기들이 살고 아이 하나가 물고기를 잡으려는 듯 그물망을 어깨에 메고 서 있다.

박기일 작가가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을 끄집어내 캔버스 위에 옮겼다.

그는 해바라기 옆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 캐릭터와 비슷한 인물을 그려넣으며 마치 옛이야기로 관객을 안내하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기일 '장소 없는 장소'展

계단을 따라 내려간 지하실은 바닥에 물이 차 있다. 이곳에는 물고기들이 살고 아이 하나가 물고기를 잡으려는 듯 그물망을 어깨에 메고 서 있다. 상상 속에서 그려볼 만한 장면 같지만 사실은 실제 있었던 일이다. 박기일 작가가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을 끄집어내 캔버스 위에 옮겼다. 어린 시절 겪은 홍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렸다고 한다.

서울 종로구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장소 없는 장소’ 전시회에서는 박기일 작가의 거짓말 같은 추억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그가 2018년 이후 5년 만에 선보인 개인전으로, 30여 점의 그림이 걸렸다.

‘장소 없는 장소’라는 전시 제목처럼 박 작가가 내놓은 작품 속의 배경은 이미 사라져버렸거나 기억과는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는 곳들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첫 작업으로 그린 ‘해바라기’도 옛날에 사라진 동네에 대한 기억을 담았다. 그는 해바라기 옆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 캐릭터와 비슷한 인물을 그려넣으며 마치 옛이야기로 관객을 안내하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작품 ‘미싱 라이더’(그림) 속 소년은 미싱기에 앉아 사막을 풍경으로 헬멧을 쓰고 질주하고 있다. 이 소년은 작가 박기일 자기 자신이다. 어린 시절 오래된 미싱기를 가지고 혼자 놀던 추억에 상상을 섞어 담아냈다. 전시는 12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한경 창간 60주년 구독신청 사은품 보기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