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인데 … 호텔 일손 없어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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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된 지난 22일 서울 관악구의 한 숙박업소.
이 업체는 한 달 넘게 구인 공고를 냈다가 최근에야 객실 청소와 침구 정리 업무를 하는 중국 동포 근로자를 겨우 채용할 수 있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11시간30분씩 2교대 근무에 급여도 최저시급 수준이다 보니 한국인 채용은 생각도 못 하고 주로 말이 통하는 중국 동포 인력을 찾는데, 사람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며 "이직이 잦은 만큼 숙식 제공 조건으로 부부 또는 자매 팀을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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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국내인력 고용 꿈도 못꿔
외국인도 동포·유학생 한정
숙박업 근로자 구인난 심화
업계 "산업 기반 흔들릴 판"
정부 연내 호텔·콘도업계에
비숙련 외국인 채용 허가 논의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된 지난 22일 서울 관악구의 한 숙박업소. 이 업체는 한 달 넘게 구인 공고를 냈다가 최근에야 객실 청소와 침구 정리 업무를 하는 중국 동포 근로자를 겨우 채용할 수 있었다. 앞서 근무하던 직원 중 한국인은 아예 다른 분야로 이직하고, 외국인은 강남에 있는 다른 비즈니즈호텔로 이직하면서 일손 공백이 발생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11시간30분씩 2교대 근무에 급여도 최저시급 수준이다 보니 한국인 채용은 생각도 못 하고 주로 말이 통하는 중국 동포 인력을 찾는데, 사람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며 "이직이 잦은 만큼 숙식 제공 조건으로 부부 또는 자매 팀을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청소 같은 업무는 호텔업도 제조업처럼 (재외 동포 외에) 외국인력 투입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연말 특수를 맞은 호텔업계가 만성적인 인력난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모텔을 비롯한 일반 숙박업소에서는 객실 청소처럼 업장 운영에 꼭 필요한 업무에서 구멍이 나는 일이 다반사다. 4성급 이상 고급 호텔에서도 고객 응대 부문에서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다. 현재 숙박업은 재외 동포(F-4 비자) 등만 취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취업자 1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인력난이 심한 숙박업에도 비전문 외국인력(E-9 비자) 투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취업자는 92만3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번주 중 호텔·콘도업의 중국 동포 비숙련 외국인력 채용을 허가하는 방안을 확정 짓겠다는 방침이다. 일손 부족은 특히 모텔과 비즈니스호텔 같은 중소 호텔에서 심하다. 국내 인력이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는데, 신규 인력은 재외 동포 등이 아니면 충당되지 않는 고용 규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F-4 비자와 방문 취업 동포(H-2) 비자, 외국인 유학생(D-2) 비자를 받은 인력의 숙박업 취업을 허용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효성은 작다는 지적이다. 서울 동작구에 있는 한 숙박 업체 관계자는 "카운터를 제외한 대부분 업무가 이미 외국인력을 통해 이뤄지는 실정"이라며 "구인하는 업체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수요를 따르지 못해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4·5성급 호텔도 H-2 인력을 채용할 수 있게 되면서 연쇄적인 인력 이동이 일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4성급 이상 호텔에서는 다른 형태의 인력난을 걱정하고 있다. 청소나 침구 정리 같은 업무는 이미 외주 인력 업체에 맡기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대응력이 있지만 컨시어지와 룸서비스, 고객 대응을 비롯한 핵심 대면 업무를 맡을 국내 인력도 점점 구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4성급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호텔관광 분야 전문대나 학과 통폐합이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국내 호텔관광 산업 분야 인력풀 자체가 급감했다"며 "채용된 인력 중에서도 2년 내에 퇴사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상희 호텔HDC 통합인사부장은 "인력난이 심한 F&B(식음료) 파트 등에 E-9 비자 채용을 허가하고, 호텔·콘도업에서도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 연계 제도 강화와 같은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후속 대응에 나섰다. 이번주 중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고 호텔·콘도업의 E-9 비자 외국인력 채용을 허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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