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손실구간 5.9조 내년 상반기에 만기 도래

김희래 기자(raykim@mk.co.kr) 2023. 12. 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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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H지수 ELS와 관련해 불완전판매 주요 유형을 분류하는 작업에 나선 것은 손실 규모와 분쟁 조정 빈도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분기 말 기준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에 진입한 H지수 ELS 규모가 6조2000억원인데, 이 중 5조9000억원이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한다.

금감원은 다음달 H지수 ELS 손실이 가시화하면 은행권에 대한 정식 검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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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분쟁조정 선제작업
당국 불완전판매 유형 분석
"신속 배상위해 범주화 필요"
은행 자체 배상안 마련할수도

금융감독원이 H지수 ELS와 관련해 불완전판매 주요 유형을 분류하는 작업에 나선 것은 손실 규모와 분쟁 조정 빈도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전 준비 없이는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이 당국보다 먼저 자율 배상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은행권이 판매한 H지수 ELS 중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예정된 규모는 9조2000억원에 달한다. 다음달 8000억원에 이어 2월 1조4000억원, 3월 1조6000억원으로 증가하다 4월에 2조6000억원으로 그 규모가 대폭 커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 3분기 말 기준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에 진입한 H지수 ELS 규모가 6조2000억원인데, 이 중 5조9000억원이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한다.

H지수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중 50개 우량 기업 주가를 종합해 만든 지수다. 따라서 H지수 ELS는 H지수 추이에 따라 손실률이 결정된다.

2021년 1만2228.63으로 고점을 찍은 H지수는 이후 하락을 거듭해 지난 22일 5488.99로 50% 이상 급락했다.

금융당국과 금융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원금 중 절반가량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손실이 가시화하면 대규모 민원이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불완전판매 유형을 설정하고 배상 기준 등을 마련하는 작업에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향후 ELS 상품 판매사가 고객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가입 목적에 적합한 상품을 권유했는지,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는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다음달 H지수 ELS 손실이 가시화하면 은행권에 대한 정식 검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5대 시중은행의 ELS 판매 잔액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7조6695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신한은행(2조3701억원), NH농협은행(2조1310억원), 하나은행(2조856억원), 우리은행(408억원) 순이다. 은행권에서는 판매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이 첫 검사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감원의 분쟁 조정 절차가 본격화하기 전에 은행권이 먼저 사적 화해 방식의 자율 배상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적 화해는 금융사와 피해자들이 자율적 협의를 거쳐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미 은행권은 과거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를 거치면서 사적 화해 방식을 다수 경험한 바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배임 이슈가 제기되기도 어렵다"며 "얼마든지 자율 배상안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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