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78%가 사교육 … '인서울' 7% 뺀 나머지는 낙오된 기분 느껴

이지안(cup@mk.co.kr) 2023. 12.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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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78%에 달하지만 모든 부모가 바라는 1등급은 고작 4%에 그친다.

'어머니 사교육을 줄이셔야 합니다'라는 도발적인 책으로 전국 학부모를 펄쩍 뛰게 했던 정승익 강사(사진)는 사교육 맹종이 '마라톤' 같은 초·중·고교 12년간의 성과를 담보하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그는 "대다수가 선행학습만을 좇는 게 문제"라며 "데이터상 사교육 참여율이 초·중·고교 평균 78%인데 부모가 원하는 기대치는 4%에 불과한 1등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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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줄이자' 저자 정승익 전 EBS 강사
내신 1등급은 4%에 불과
사교육만으론 입시 성취 한계
가장 중요한건 자기주도학습
교실 진도까지 '선행' 고려
학교 따라가려 학원 찾기도

◆ 퓨처스쿨코리아 ◆

초·중·고교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78%에 달하지만 모든 부모가 바라는 1등급은 고작 4%에 그친다. 그나마 이름이라도 들어본 '인서울' 대학에 가려면 7% 안에 들어야 한다. 나머지 93%는 그렇게 낙오자가 된다.

'어머니 사교육을 줄이셔야 합니다'라는 도발적인 책으로 전국 학부모를 펄쩍 뛰게 했던 정승익 강사(사진)는 사교육 맹종이 '마라톤' 같은 초·중·고교 12년간의 성과를 담보하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정 강사는 "선행교육은 아이들의 발달단계를 앞질러서 하는 것이기에 부작용을 감수하는 힘든 과정"이라며 "공부를 '왜' 하는지 모르는 아이들은 장기전을 완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BS와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정 강사는 책이 대박을 치고 강연을 요청하는 곳이 많아지자 아예 교편을 내려놨다. 전국을 누비며 '진짜 공부를 시작하자'는 주제로 일타 강사 못지않은 일타 카운슬러로 변신했다.

무엇보다 자기주도학습 없이는 사교육 효과도 반감된다는 게 정 강사의 지론이다. 그는 "초등학교에서는 선행이 아니라 공부의 목적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기본이 된 이후에 사교육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는 생각으로 가야 하는데 지금은 기본이 갖춰지지도 않은 채 아이들을 사교육에 밀어넣는 가정이 늘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독서, 부모와의 대화, 애착, 같이하는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경험을 하며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이를 통해 학습 목표가 생긴다는 것이다.

'망국병'으로까지 불리는 사교육 과열은 공교육 불신을 먹고 자란다. 그는 "현행학습을 하는 아이들이 정상인데 주위에 선행학습을 하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초등학교 때부터 수준 차이가 나면서 사교육이 과도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진도 격차가 많이 나다보니 선생님이 중심을 잡기가 어렵고, 중간 정도로 맞춰 수업하면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다시 사교육을 찾는 점이 딜레마"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다수가 선행학습만을 좇는 게 문제"라며 "데이터상 사교육 참여율이 초·중·고교 평균 78%인데 부모가 원하는 기대치는 4%에 불과한 1등급"이라고 말했다.

공교육의 위기는 곧 학교 존립의 위기이기도 하다. 정 강사는 '입시 준비 기관'으로 전락한 학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모두가 원하는 '인서울' 명문대는 내신 1등급만 입학할 수 있는데 1등급은 한 과목에서 4%밖에 되지 않는다"며 "90% 이상의 학생이 내신 성적을 사용할 수 없고 이렇게 되면 학교 활동에 참여할 이유가 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정 강사는 "사실 정책 1~2개로 될 일이 아니다"며 "구조적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지금의 사교육 열풍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강사는 "서울에 이름 있는 대학에 가는 아이들이 7% 정도인데 우리 아이는 나머지 93%에 들 확률이 훨씬 크다"며 "93%에 들더라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는 게 어른의 몫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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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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