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북한 영변 핵시설 동향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영변 핵단지 내 실험용 경수로를 십수 년 만에 완공해 시운전에 들어간 정황이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서 공개되면서 외교부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외교부는 오늘(24일) "정부는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 핵시설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난 21일 실험용 경수로 시운전 정황에 대한 IAEA 사무총장 언급에도 주목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은 안보리 결의에 위반해 핵물질 생산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작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탄두를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하겠다고 밝히고 탄도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등 한반도와 전세계 평화·안정을 해치고 있다" 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북한이 불법적인 핵개발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복귀하도록 국제사회와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정부는 북한 핵시설이 북한 주민들은 물론, 역내 국가들의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2010년쯤부터 영변에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초 북한이 공언한 완공 시점인 2012년을 훌쩍 넘겨 건설이 장기화했지만, 최근 들어 마침내 작동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특히,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IAEA 이사회에서 "10월 중순 이후 경수로 냉각 시스템에서 많은 양의 배수가 관측됐다"며 "경수로의 '커미셔닝'(원자로에 최초로 핵연료를 정전해 각종 시험을 하면서 출력을 높여가는 시운전)과 일치한다"고 언급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습니다.

북한이 향후 실험용 경수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하면 현재 영변에서 운영하는 원자로인 5MW 흑연감속로에 더해 플루토늄을 생산할 추가 수단을 확보하게 됩니다.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은 원자로에서 핵연료를 연소시켜 폐연료봉을 만든 뒤 재처리 과정을 거쳐 추출하는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특히 실험용 경수로는 5MW 흑연감속로의 최소 수 배에 달하는 플루토늄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당국과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플루토늄 외에도 무기급 핵물질 확보를 위한 또 다른 수단으로 영변 등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 중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최재영 기자 stillyou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