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서 빠진 미적분·기하 "상위권大 논술 강화할 듯"

2028 대입 심화수학 제외
"대학 입학후 고교수학 학습"
수학 학력저하 우려 목소리

2028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미적분'(미적분Ⅱ)과 '기하' 등이 빠지며 최상위권 변별력에 대한 우려는 물론, 전반적인 학력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지난 22일 심화 수학 신설안을 제외한 2028년 대입 개편안을 의결해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부터 수능에서 다루는 수학 범위가 문과 수준으로 줄어들면서다.

자연스레 상위권 대학에서 학생들을 뽑을 때 변별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각 대학들이 수능에서 빠진 심화 미적분, 기하 등에 대해 '대학별 평가'를 강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대입 개편안에 따르면 수능 범위가 줄어들고, 내신도 현행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뀐다. 문과생이 사실상 이과를 지원하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도 변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 대학의 관련 학과가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라며 "논술, 면접 등으로 심화 수학을 대체할 평가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학령인구 자체가 많이 감소해 강도 높게 장벽을 두었다가 지원자 수가 줄어들까봐 고민이 될 수 있다"면서 "서울대조차 과탐Ⅱ 필수 응시를 빼는 상황이다. 아예 입학 이후에 전공필수 등으로 수학 교육을 강화하는 방식이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변별력 확보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 또한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과거 2008학년도에 등급제 수능을 치렀을 때도 변별력 문제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며 "시험 범위가 좁다고 해서 수능이 쉬운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로 미적분이나 기하 등 능력을 갖추지 않고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최수영 아주대 수학과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본도 교육 일선의 부담 경감을 목적으로 '유토리 교육'을 실시했다 폐지했다. 수능 수학이 무조건 다 맞혀야 하는, 실수하지 않아야 하는 시험이 되면 사교육비는 줄지 않을 것"이라며 "전체적인 수학 학력 저하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다. 수학 교육 약화는 나라의 미래를 좀먹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