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대교체 '789영입'만으론 부족하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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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세대교체론에 불이 붙고 있다.
하지만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그친다면 세대교체는 물론 정치 혁신도 이룰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 세대교체는 선거철마다 나오는 해묵은 유행가다.
이런 류의 정치쇼로는 세대교체를 이뤄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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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세대교체론에 불이 붙고 있다. 젊은 인재들을 대거 영입해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자는 논리다. 정치권이 젊은 인재를 등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그친다면 세대교체는 물론 정치 혁신도 이룰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586 정당 민주당을 국민의힘 789세대가 심판하자"면서 "당의 혁신, 환골탈태를 위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비대위의 세대교체를 건의한다"고 밝혔다. 1973년생인 한 전 법무부 장관을 필두로 '789세대'(1970·80·90년대생)로 비대위를 꾸려 더불어민주당 주축인 86 운동권과 대비되는 구도를 만들자는 의미다. 민주당 역시 차기 총선에서 청년·여성 공천 확대 방침을 밝히고 최근 1980년대생 변호사를 1호로 영입한 바 있다. 정치 세대교체는 선거철마다 나오는 해묵은 유행가다. 하지만 YS와 DJ가 86세대를 영입한 것을 제외하고 의미 있는 세대교체는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청년 인재들의 참신한 이미지만 이용하다 선거가 끝나면 용도 폐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런 류의 정치쇼로는 세대교체를 이뤄낼 수 없다. 국민의힘이 789세대로 비대위를 꾸린다 한들 총선 후에도 당의 의사결정에 789가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없다면 기존 청년정치 타령으로 끝날 뿐이다. 민주당도 세대교체가 특정 계파를 공천에서 배제하고 86세대 기득권을 지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세대교체는 사람뿐만 아니라 문화가 바뀌어야 가능하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가 제안한 것처럼 모든 정부 기구·지자체 위원회에 청년 참여를 의무화하는 식의 파격이 필요하다. 여야는 인재 영입이랍시고 '깜짝쇼'에 골몰할 게 아니라 정치학교부터 세우길 바란다. 청년들에게 정당정치와 입법활동을 학습시키는 장치가 마련돼야 지속적인 정치 참여를 담보할 수 있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그 정도 성의는 보여줘야 세대교체 진정성을 믿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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