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힘’, 유승민 끌어안을까

조문희·이두리 기자 2023. 12. 24. 17: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관에서 글로벌사회공헌원 리더십센터 주최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어떤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인가’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정한 국민의힘이 유승민 전 의원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비윤석열계 인사와의 적극 연대가 직전 지도부인 김기현 대표 체제와 가장 큰 차별화라는 진단에서다. 탈당 후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준석 전 대표 입장에서도 유 전 대표의 합류 여부는 무게감 있는 주제다.

24일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유 전 의원 ‘끌어안기’에 나설 것인지 여부를 두고 판단이 갈리는 분위기였다. 반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KBS 라디오에서 “한 (전) 장관의 숙제 중 하나가 광폭 정치를 하는 것이고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최대한 우리 편을 많이 늘려야 하고, 끌어안아야 한다”며 “이 전 대표, 유 전 의원도 만나야 하고 함께 선대위를 구성하는 데 한 장관이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기현 지도부에 속했던 한 인사는 통화에서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이 오면 다 끝난다(좋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국민의힘이라는 깃발 아래 모이도록 하는 건 물론 중요하지만, (특정) 사람에 매몰되는 건 선거 전략으로 적절치 않다”고 했다.

새 비대위 출범 배경인 혁신이 유 전 의원 ‘포용’ 주장의 근거다. 대표 사퇴로 마무리된 김기현 지도부의 시작점이 ‘당원 투표 100% 반영’ 당헌 개정을 통한 유 전 의원 배제였던 만큼, 변화의 상징은 끌어안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대패 배경이 당과 대통령실 안팎의 쓴소리 소통 부재란 분석도 비윤석열계 존중 필요성에 힘을 보탠다.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권고했던 친윤·중진·지도부 불출마·험지 출마 구호가 늦게나마 김 전 대표 사퇴 및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현실화된 상황에 남은 혁신 방책이 많지 않다는 판단도 자리해 있다.

27일 탈당과 신당 추진을 공언한 이 전 대표 입장에서도 유 전 의원은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이 전 대표가 ‘거물’임은 그와 각을 세워온 국민의힘 주류도 부인하지 않지만, 현재 기준 대선주자급 무게감을 가졌다는 분석에는 판단이 엇갈린다. 반면 유 전 대표는 한나라당·새누리당에서 4선 중진을 지낸 데다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 원내대표, 바른정당 대표 등을 거친 역사를 갖고 있다. 직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자웅을 겨룬 중량감도 크다. 이 전 대표 입장에서 신당에 무게감을 더하기 위해 유 전 의원 합류가 절실한 상황이다.

‘천아용인’ 일원인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지난 22일 탈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준석 신당’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당 안팎 시선이 늘었다. 한 지명자가 유 전 의원 포용에 성공할 경우 유 전 의원과의 오랜 유대 관계로 주목받아온 이 전 대표가 고립되는 듯 비칠 위험도 있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은 이같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날까지 거취와 관련해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그는 오는 26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유시민 작가와 내년 총선을 앞둔 여론 지형과 현 정치 상황과 관련해 100분간 토론할 예정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0월1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연말 결단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중도층, 수도권, 청년층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12월까지는 변화와 쇄신을 위해 제 역할을 하고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그리고 12월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떠난다는 것은 신당을 한다는 것인데, 이건 늘 열려 있는 선택지고, 최후의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