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구독료·후원…플랫폼 창작자 보상 다양해진다
크리에이터 영입 경쟁
네이버, 숏폼 '클립'에
브랜드 광고 기회 제공
인스타·유튜브·틱톡 등
'별풍' 등 수익모델 도입
네이버 등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서 활동할 크리에이터(창작자)를 모시기 위해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크리에이터를 직접 육성하는 것은 물론, 자사 플랫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를 다수 확보하기 위해 저마다 차별화된 수익화 모델까지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업계 분위기는 화제성 있는 양질의 콘텐츠가 많을수록 플랫폼 이용자들의 충성도 역시 높아지고 있는 추세 때문이다. 특히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크리에이터를 많이 확보한 플랫폼일 경우 커뮤니티·커머스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해 소비자를 묶어둘 수 있는 강력한 '록인(Lock-in) 효과'도 거둘 수 있어 '일석이조'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부터 자사 숏폼 서비스인 '클립'(8월 정식 출시)에서 브랜드 광고 제휴로 크리에이터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에는 주제별로 전문성을 갖춘 인플루언서와 다양한 브랜드를 네이버가 연결해주는 '브랜드 커넥트' 서비스가 있는데, 이를 기존 블로그에서 클립으로 적용 플랫폼을 확대한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을 시작으로 현재 협업을 앞둔 다수의 브랜드가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클립 콘텐츠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클립은 '스마트 스토어' '네이버 예약' '네이버 플레이스' 등 네이버의 다른 서비스와도 연계돼 크리에이터에게 추가 수익 창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가령 클립 이용자가 숏폼 영상에서 본 제품을 바로 구매하고, 관심을 둔 식당이나 여행 서비스를 예약하는 식이다. 주로 콘텐츠 자체 소비에만 집중된 여타 숏폼 플랫폼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네이버 측은 "내년 초에는 클립에 (네이버의 오픈채팅 서비스인) 오픈톡을 연결해 크리에이터와 이용자 간 커뮤니티를 더욱 강화시킬 계획"이라면서 "내년 하반기 중으로 영상 중간에 광고를 삽입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는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를 다수 확보하기 위해 심사를 거쳐 일부 인원에게 별도 활동비를 지급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활동할 클립 크리에이터에게는 기본 활동비와 콘텐츠 역량 등을 포함해 총 12억원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크리에이터 선발 규모도 작년 하반기 때보다 2배 이상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직접 신규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확대 가동하는 한편,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숏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동영상 편집 도구인 '클립 에디터'를 내년 1분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최근 시범 운영에 들어간 네이버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 역시 이 회사가 그리고 있는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한 축이다. 치지직은 일단 경쟁사인 '아프리카TV'와 동일하게 스트리머를 후원할 수 있는 기능(치즈)을 탑재했는데, 향후에는 네이버 카페 등과 연계해 게임 커뮤니티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스트리머 팬덤 사업을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크리에이터 시장에 '후발 주자'인 네이버까지 가세하자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기존 사업자들은 밥그릇을 뺏기지 않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자사 숏폼 서비스인 '릴스'에서 크리에이터가 팬들로부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능을 기존 미국 시범 운영에서 한국 등 전 세계 국가로 최근 확대 적용했다. 후원 재화인 '스타'를 받은 크리에이터들이 스타 하나당 일정 금액으로 정산받는 구조다. 또 인스타그램은 크리에이터에게 '월간 구독료' 등 유료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최근 국내에서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틱톡 역시 지난 10월 증강현실(AR) 필터 제작 크리에이터에게 수익 창출 기회를 부여하는 모델을 국내에 출시한 바 있다. 유튜브도 라이브 후원 기능인 '슈퍼챗'이나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다각도로 부여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포털 검색, 메신저를 포함한 소셜미디어, 이커머스, 스트리밍 등 플랫폼 간 경계가 애매해지고 한 플랫폼 내에서 여러 서비스가 복합적으로 이뤄지면서 궁극적으로 이 모든 서비스를 넘나드는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를 유치하는 것이 곧 플랫폼 기업들의 생사를 가를 만한 숙명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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