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교 ‘화장실 몰카’ 피해 교사 “두렵고 무섭지만…상담받고 일어나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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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여자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해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가운데 최초 신고자이자 피해자인 교사가 피해회복대책위원회에서 운영하는 SNS에 자신의 심경을 남겼다.
이어 "제주교육청 등은 관리자 중징계, 가해자 형사고발, 피해 교사 상담치료비 및 변호사 선임 비용 전액 지원 등 책임 있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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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중등교사노조)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지난 10월18일 화장실에서 숨겨진 휴대전화를 발견했고, 이후 교사 10여명, 학생 50여명이 피해자로 알려졌으나 최근 학교 외 공공장소 등에서 추가 피해자 150여명이 더 드러난 상황이다. 현재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 집단 트라우마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A교사는 “사건 관련으로 많이 힘들어 하는 제자들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하지만 상담을 받는 학생은 극소수라는 소식도 들었다”며 “저는 지금 000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상담을 받아보고 싶은데 혹시 자신이 없는 학생은 처음, 선생님이 동행해 일정을 맞춰 같이 가줄 수 있다"고 적었다. 또 “상담사와 1:1상담 가능하고 철저히 비밀은 보장된다. 직접 찍힌 피해자만이 아니라도 간접피해자 혹은 나를 보고 싶은 사람 누구나 같이 만나 이야기하고 집단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선생님은 여러분이 참 많이 보고 싶습니다. 아프지 말고 다들 상담받고 일어나봅시다. 마음으로 언제나 응원하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중등교사노조는 “A교사는 사건 신고 후 극심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으로 병원 입원을 권유받았으나 교육 당국과 수사의 미온적 대처로 인해 학교 및 교육청, 경찰에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 위해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통원 치료와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A교사는 본인 역시 불법촬영 피해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으면서도 아직 피해 사실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피해 교사와 학생들 또한 홀로 불안과 공포, 수치심 등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걱정과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원주현 중등교사노조 정책실장은 “이 사건은 ‘사춘기 청소년의 단순한 성적 호기심’ 정도로 치부해 성 사안을 축소·은폐시켜 온 학교 사회의 오랜 관행이 낳은 비극적 참사”라며 “관리자와 교육 당국, 수사기관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과 무사안일주의가 2차 피해를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교육청 등은 관리자 중징계, 가해자 형사고발, 피해 교사 상담치료비 및 변호사 선임 비용 전액 지원 등 책임 있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번 불법촬영 가해 학생인 B군은 학교뿐만 아니라 학교 밖 식당과 길거리에서도 불법촬영 범행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B군은 이번 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되기 전인 9∼10월에도 아버지가 운영하는 식당과 길에서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에 걸쳐 불법촬영을 하고 일부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에 유포하기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B군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경찰에 자수했으며, 학교 측은 11월 초 B군을 퇴학 처리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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