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크리에이터 모십니다” 토종 플랫폼 차별화 내세워 공략
1분 이하의 짧은 영상물인 ‘숏폼’이 국내외 플랫폼 업계를 달구고 있다. 숏폼이 이용자들을 자사 플랫폼에 머물게 만드는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기업들이 숏폼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모시기 경쟁에 돌입했다. 해외 기업들은 수익화 모델로 시장을 견인하고, 국내 기업들은 차별화를 내세워 추격에 나섰다.
2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에 활동할 ‘클립’ 크리에이터를 다음달 14일까지 모집한다. 클립은 네이버가 지난 8월 출시한 숏폼으로, 선발된 크리에이터에게는 상금과 기본 활동비 등 총 12억원을 지원한다.
네이버는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지난달부터 창작자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내년 1분기에는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숏폼을 만들 수 있는 영상 편집도구 ‘클립 에디터’를 선보이고, 자사 서비스(쇼핑·예약 등)와 유기적인 연계로 차별화에 나선다.
아프리카TV는 최근 숏폼서비스 ‘캐치’에 콘텐츠를 하나로 모아볼 수 있는 기능 ‘캐치스토리’를 출시했다. 캐치스토리는 개인방송인(BJ)들의 스트리밍 영상으로 이용자들이 만든 캐치 영상들을 모아 하나의 이야기 형태로 공급하는 기능이다. 인공지능(AI)이 캐치 영상 중 방송 흐름을 알 수 있는 구간을 자동 선별·제작해, 이용자들이 방송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숏폼의 특징인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 효율)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국내 대표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은 지난달 동네가게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올리고 공유하는 숏폼 서비스 ‘당근 스토리’를 시작했다. 기존 숏폼의 영상 노출 범위는 지역 제한이 없지만, 당근 스토리는 동네가게 정보가 필요한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인스타그램은 숏폼 릴스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프트’ 기능을 도입했다. 팬들은 앱에서 ‘스타’를 구매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를 응원할 수 있다. 스타는 크리에이터 팔로우 여부에 관계없이 시청 중인 릴스 하단에 있는 ‘기프트 보내기’를 통해 자유롭게 보낼 수 있다. 유튜브가 올해 2월 숏폼인 쇼츠로 크리에이터들이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도록 나서자, 인스타그램도 수익화 기능을 도입한 것이다.
숏폼은 이용자들의 전체 영상 소비 시간이 길어 플랫폼 업계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올랐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인 유튜브는 월평균 사용 시간이 998억분으로 지난해보다 101억분(11.3%)이나 늘었다. 2위는 카카오톡으로 340억분의 월평균 사용 시간을 보였다.
그 뒤는 네이버(226억분), 인스타그램(158억분), 틱톡(75억분)이 뒤를 이었다. IT업계는 유튜브를 비롯한 인스타그램 같은 해외 기업의 최근 국내 시장에서 성장 비결을 ‘숏폼 효과’로 분석한다. 이들 기업이 국내에서 토종 플랫폼과 겨루게 된 것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숏폼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한 덕분이다.
글로벌 크리에이터 전문 스타트업 콜랩아시아가 올해 2월 발표한 트렌드 분석을 보면, 유튜브 시청자뷰의 88% 이상이 쇼츠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쇼츠가 활성화된 후 영상 하나당 시청 시간은 약 2분에서 1분으로 줄었지만, 전체 시청시간은 약 2.3배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숏폼이 1020대를 넘어 3040대 등 다양한 연령대가 이용하는 콘텐츠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며 “동영상에서 시작된 숏폼 인기가 음악과 마케팅 등 다른 분야로도 확산하며, 정보탐색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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