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도 못 갔는데…'억만장자 갑부' NYM 코헨 구단주, 사치세만 '1316억원' 폭탄 맞는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과감한 투자가 성적으로 직결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때로 이변은 일어난다. 올해 메이저리그 순위가 모든 것을 설명해 준다.
미국 '디 애슬레틱'과 'AP 통신' 등 복수 언론은 24일(한국시각) 올해 팀 페이롤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사치세(Luxury tax)'를 짚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은 단연 뉴욕 메츠였다. 메츠는 '억만장자 구단주'로 불리는 스티브 코헨의 자금력을 앞세워 겨울을 지배했다. 메츠는 가장 먼저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와 5년 1억 200만 달러(약 1329억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집토끼'를 사수함과 동시에 스토브리그의 시작을 알렸다. 이 계약은 메츠의 '광폭행보'의 시작에 불과했다.
메츠는 디아즈를 사수함과 동시에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년 8666만 달러(약 1129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연평균 4333만 달러(약 564억원)는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121억원)의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기 전까지 맥스 슈어저(텍사스 레인저스)와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몸값이었다.
벌랜더를 영입함으로써 슈어저-벌랜더로 이어지는 메이저리그 최강의 '원·투 펀치'를 구성하게 된 메츠는 아시아에서 메이저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길 센가 코다이와 5년 7500만 달러(약 977억원)의 계약을 맺었고, '집토끼' 브랜든 니모(8년 1억 6200만 달러), 제프 맥닐(4년 5000만 달러)의 잔류도 이끌어냈다. 게다가 호세 퀸타나(2년 2600만 달러), 데이비드 로버트슨(1년 1000만 달러), 아담 오타비노(2년 1450만 달러), 오마 나바에즈(2년 1500만 달러) 등의 선수들도 영입하며 그야말로 '폭주'했다.
메츠가 오프시즌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사용한 금액만 한화로 7000억원이 넘었는데, 2023년 선수단 연봉 총액은 무려 3억 7440만 달러(약 4878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메츠의 행보는 실망 그 자체였다. 메츠는 시즌 초반부터 삐걱거리더니,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점점 밀려났다. 그동안 '사치세'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지만, 결국 메츠는 가을행 티켓을 따낼 수 없다고 판단,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팀 페이롤을 줄이기 위해 과감한 트레이드를 단행하기 시작한 메츠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몸값이 높았던 슈어저와 벌랜더로 이어지는 '사이영상 듀오'를 모두 트레이드를 통해 떠나보냈다. 메츠가 올 시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이로 인해 올해 트레이드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메츠는 올해 75승 87패 승률 0.463으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시즌을 마쳤다.
메츠는 트레이드를 바탕으로 팀 페이롤을 줄이기 위해 애를 썼지만, 결과적으로 그 노력은 빛을 보지 못하는 모양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메츠의 올 시즌 팀 페이롤은 3억 7440만 달러인데, 사치세로만 무려 1억 100만 달러(약 1316억원)을 내게 됐다. 이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에서도 압도적인 수치였다. 올해 팀 페이롤 2~7위 구단이 내야 할 사치세를 모두 합쳐도 메츠에 못 미친다.
과감한 투자는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 메이저리그는 그렇지 않았다. 메츠가 압도적인 팀 페이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는데, 선수단 연봉 총액 2~3위에 랭크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뉴욕 양키스 또한 같은 결말을 맞았다. 이들은 모두 가을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시즌을 마치게 됐다. 따라서 이들에게도 '사치세'가 붙었다.
샌디에이고는 '사치세'로 3970만 달러(약 517억원), 양키스는 3240만 달러(약 422억원)를 내야 한다. 특히 샌디에이고는 시즌 중 5000만 달러(약 651억원)를 긴급 대출받을 정도로 재정 상태가 넉넉하지 않다. 그 결과 올 겨울에는 지출을 줄이고, 선수단 연봉 총액을 낮추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그리고 올해 사치세 기준을 넘은 팀은 LA 다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텍사스 레인저스까지 5개 구단이 더 있다.
다저스는 1940만 달러(약 252억원), 필라델피아는 700만 달러(약 91억원), 토론토는 550만 달러(약 71억원), 애틀란타는 320만 달러(약 41억원), 텍사스가 180만 달러(약 23억원) 를 내야 한다. 하지만 그나마 이들은 '사치세'를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텍사스의 경우 창단 첫 월드시리즈(WS) 우승이라는 기쁨까지 맛봤다.
2024시즌에는 팀 페이롤 1위는 단연 다저스가 될 전망이다. 다저스는 오타니와 10년 7억 달러의 계약에 '디퍼(연봉 지급 유예)' 조항을 넣으면서 부담을 줄였지만, 타일러 글래스노우와 5년 1억 3650만 달러(약 1778억원),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234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글래스노우, 야마모토의 경우 '디퍼'가 포함되지 않은 계약으로 올해도 사치세를 낸 다저스는 내년에는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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