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 산업은 참여 시장이 99.7%… 프로 골프 발전 여지 무궁”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강준호 소장)는 유원골프재단(김영찬 이사장)의 의뢰를 받아 2년에 한 번씩 국내 골프시장의 구조와 규모를 분석해 골프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지난 9월 발간한 ‘한국골프산업백서 2022′ 는 2022년 한국 골프산업이 20조원 시대(20조원 6690억원)를 열었고 한국 골프인구는 최고치인 602만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2014년 10조3470억원으로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지 8년 만에 2배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부터 3년간 시장 규모가 매년 16.2%씩 급성장한 덕분이었다. 백서 제작을 총괄하는 강준호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소장은 “코로나19로 골프산업이 급성장한 한국의 다양한 변화를 심도 있게 살펴보면 앞으로 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Q. 한국골프산업백서2022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2017년부터 발행하기 시작해 시리즈의 네 번째 편을 맞이한 이 백서는 2020, 2021, 2022년 국내 골프산업의 구조와 규모를 파악했다. 이 기간은 코로나 19가 발생하여 유행했던 때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코로나 19가 한국골프시장에 미친 영향을 파악한 보고서라고도 볼 수 있다. 이 백서를 통해 집계, 추정된 주요 통계 수치는 다음과 같다. 2022년 기준, 한국골프 전체 시장 규모는 약 20조 6,690억원이며 골프인구 수는 약 602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전체 시장 중 본원시장은 8조 3,556억원(40.4%), 파생시장은 12조 3,134억원(59.6%) 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를 최종 소비자의 골프 소비 형태로 나눠서 보면 참여골프 시장이 약 20조 1,436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97.5%를 차지하였고 관람골프 시장 거래액이 약 5,254억원으로 나머지 2.5%를 차지하였다.”
Q. 지금까지 발간된 네 권의 한국골프산업백서 각각 제공하는 인사이트는 무엇인가?
“첫 번째 편인 2016 백서는 한국골프산업을 ‘스포츠시장가치망’이라는 이론적 틀을 통해 처음으로 골프산업의 내부 구조를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스포츠시장가치망을 활용하여 골프시장을 관람시장과 참여시장으로 나누어보기도 하고, 본원시장과 파생시장으로 나누어 분석하기도 했다. 관람시장과 참여시장은 각각 다시 본원시장과 파생시장으로 나누어지고, 반대로 본원시장과 파생시장은 각각 관람시장과 참여시장으로도 나누어진다. 9년의 기간을 대상으로 네 권의 백서를 만드는 동안 한국골프시장의 기본 구조와 개별시장의 상대적 비중은 스포츠시장가치망의 관점에서 크게 바뀐 게 없었다. 다만, 2022 백서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한국골프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경험하였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고, 그 결과 양적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호황 및 성장은 일상적인 골프 참여로 이루어지는 참여 비이벤트 시장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Q. 코로나19가 한국골프산업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코로나 19로 인해 한국골프산업은 전례 없는 성장을 기록했다. 저희 분석에 의하면, 코로나 19가 유행한 2020, 2021, 2022년 전체 골프시장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각각 12.5%, 25.5%, 11.2%였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4.9%였는데, 코로나 19 기간은 평균 16.2% 성장한 것이다. 특히, 참여 비이벤트 본원시장은 필드 골프의 경우 3년간 각각 15.9%, 27.0%, 9.7% 정도 성장했고, 스크린골프의 경우 각각 6.4%, 18.6%, 20.5% 정도 성장했다. 향후, 이와 같은 성장률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Q. 한국골프산업백서를 통해 한국골프시장에 대해 발견한 사실은 무엇인가?
“골프산업은 한국 스포츠산업에서 양적 질적으로 가장 크고 발달한 스포츠산업이다. 크게 두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한국골프시장은 참여시장이 양적 질적으로 매우 발달하여 있지만, 관람시장은 골프인구와 선수층을 고려할 때 산업화가 별로 진척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규모 면에서도 참여골프시장이 97.5%로 골프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둘째, 스크린 골프 시장이 참여골프 시장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크린 골프는 한국에서만 발견되는 새로운 형태의 본원시장으로 한국의 골프인구가 늘어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Q. 이 백서는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나?
“한국골프산업백서(이하 ‘백서’)는 학술적 가치와 실무적 가치를 모두 가지고 있다. 먼저, 약 10년 전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에서 스포츠산업을 분석하기 위해 개발한 스포츠시장가치망이라는 이론적 개념을 처음으로 특정 종목의 생태계를 분석하는데 적용하여, 2014년부터 2022년까지 9년간 동태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이다. 특정 종목의 스포츠산업을 같은 시장에서 동일한 이론적 틀로 장기간 누적해서 분석한 경우는 국내외 학계를 통틀어 처음 있는 시도로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골프시장의 다양한 구성 요소들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추세를 동태적으로 파악함으로써 골프시장의 공급자들이 정책이나 전략을 수립할때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적으로 골프산업 발전의 나침반 구실을 할 수 있다.”
Q. 스포츠시장가치망이란 무엇인가?
“현재 정부에서는 스포츠산업을 공급자 관점에서 분류하고 있다. 표준산업분류체계에서 스포츠와 관련 있는 산업들만 추려서 표준산업분류 틀 그대로 제시하고 있다. 스포츠용품업, 스포츠시설업, 스포츠서비스업 등 스포츠만 빼면 표준산업분류의 대분류 틀을 따르는 것이다. 이 방식의 문제점은 특정 스포츠 종목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들이 연계된 스포츠산업의 실체와 고유한 특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포츠시장가치망은 스포츠시장에는 다양하고 이질적인 성격의 상품들이 특정 종목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존재한다고 보고 그들이 연결된 실제 모습의 원형(prototype)을 시장관점에서 개념화한 것이다. 정부의 스포츠산업분류체계는 마치 자동차를 해체한 후 모든 부품을 바닥에 늘어놓은 것과 같다면, 스포츠시장가치망은 그 부품들을 조립하여 자동차의 실제 모습을 보여준다. 승용차와 화물차가 다르게 생겼듯이 스포츠 종목마다 산업구조는 조금씩 다르다. 스포츠시장은 크게 본원시장과 파생시장으로 나뉜다. 본원시장은 최종 소비자가 스포츠를 소비하는 행위, 즉 스포츠관람 또는 참여로부터 형성되며 소비 형태에 따라 크게 관람시장(입장료 거래)과 참여시장(참가비 거래)으로 나누어진다. 개별 본원시장은 다양한 파생시장들을 창출한다. "
Q. 한국골프시장의 특징은 무엇인가?
“첫째는 관람시장과 참여시장의 불균형이다. 골프시장을 관람시장과 참여시장으로 나누어 보면, 참여시장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발달한 반면, 관람시장은 상대적으로 매우 빈약한 상태다. 실제 추정, 집계된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본원시장에서 참여시장(참가비, 시설이용료)이 대부분(99.97%)을 차지하고, 관람시장은 0.03%에 불과하다. 두터운 골프인구가 있음에도 이를 기반으로 관람골프시장을 창출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의 몸에 비유하자면, 하체는 보디빌더 수준인데 상체는 영양실조에 걸린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한국골프시장의 두 번째 특징은 스크린 골프 시장이다. 스크린골프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다. 골프에 대한 수요가 높더라도 골프산업은 수요자, 공급자 모두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스크린골프는 골프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라는 진입 장벽을 낮춤으로써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신규 참여자가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통로가 되었다. 또한, 스크린 골프시설 공급에 필요한 비용도 골프장 신규 개발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는 점에서, 스크린 골프는 높아진 골프 수요에 필요한 시설 공급확대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 골퍼의 골프용품과 의류 지출액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한국은 규모 면에서 미국 일본 다음으로 세계 3위 골프시장이다. 그러나 골퍼 1인당 용품과 의류 지출액은 세계 최고다. 한 해외시장조사 기관에 의하면 세계 골프의류 매출의 거의 절반 가까이 한국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Q. 한국골프시장에서 스크린 골프의 비중과 역할을 어떠한가?
' 2022년 기준으로 스크린 골프 본원시장(약 2조 2천억원)은 필드 골프 본원시장(약 5조 1천억원)의 약 42.7% 정도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9년간의 자료를 보면 40~46%가량의 비중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두 시장이 동반성장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스크린 골프는 골프에 드는 비용과 시간, 신규 시설 개발 비용 등을 획기적으로 낮추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신규 골프 수요를 창출하였고, 골프 잠재수요가 시장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공급 확대에도 역할을 해왔다.’
Q. 한국골프산업의 미래는 어떨 것으로 생각하나?
“골프산업은 전체 한국 스포츠산업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산업화가 상대적으로 잘 진행된 분야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거치며 골프인구가 6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골프가 대중스포츠로서 입지와 저변을 넓혔다. 또한, 스크린골프가 젊은 신규 골프인구를 유입하는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동안 급등한 수요를 바탕으로 그린피가 폭등하면서 상당수 골프인구가 해외골프 등 대체제를 찾거나 MZ세대가 시장에서 이미 이탈하기 시작했다. 중장기적으로 인구감소의 영향이 골프시장에서도 현실화될 것이다. 또한,국민의 여가활동도 보다 다양해지면서 골프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경우 공급 과잉 상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Q. 한국골프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먼저 관람시장, 특히 프로골프의 산업화를 촉진하여 참여시장과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KPGA와 KLPGA가 보다 상품가치가 높은 대회(이벤트)를 직접 개발하고 프로퍼티로 소유하려는 전략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참여시장에서는 향후 인구감소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니즈의 골프인구를 타겟으로 거품을 제거하고 세분화된 접근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스크린골프 시장은 XR, AI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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