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좋아하실 수 있도록”…똘똘 뭉친 현대캐피탈, 한국전력 완파

배재흥 기자 2023. 12. 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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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선수들이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홈경기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은 지난 21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최태웅 감독을 경질하며 “침체한 분위기를 쇄신하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9시즌째 팀을 이끌던 사령탑과 갑작스럽게 이별하게 된 선수들은 곧 충격에 빠졌다. 진순기 감독대행은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홈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많이 울고, 침통해했다”고 전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더 똘똘 뭉쳤고, 침울한 분위기가 경기력에 드러나지 않도록 더 집중했다. 현대캐피탈이 최태웅 감독 없이 치른 첫 경기에서 완승을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첫 세트 한국전력의 추격세를 블로킹과 서브로 잠재웠다. 최민호가 10-9에서 상대 ‘주포’ 타이스 덜 호스트의 퀵오픈을 가로막은 데 이어 12-10에서도 타이스의 공격을 또 한 번 블로킹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아슬아슬하게 앞선 21-20에서는 허수봉이 강력한 서브로 팀에 귀중한 득점을 안겼다. 홈 관중의 뜨거운 환호 속에 흐름을 탄 현대캐피탈은 아흐메드 이크바이리의 퀵오픈과 상대 범실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뒤 아흐메드의 오픈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전광인이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공격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매서운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든 현대캐피탈은 손쉽게 2세트까지 품었다. 아흐메드와 전광인이 서브 에이스를 터트렸고, 허수봉도 첫 세트에 이어 위력적인 서브를 날렸다. 최민호를 앞세운 ‘높이’에서도 우위를 점한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으로만 4점을 냈고, 공격성공률(57.68%)에서도 한국전력(44.82%)을 압도했다. 현대캐피탈은 막판 뒷심으로 3세트에서 경기를 끝냈다. 18-20으로 뒤진 상황에서 허수봉과 전광인의 연속 득점으로 동점을 만든 현대캐피탈은 아흐메드의 퀵오픈으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고, 전광인의 블로킹으로 마지막 점수를 채웠다. 세트 점수 3-0(25-22 25-15 25-22)으로 승리한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아흐메드(23점), 허수봉(13점), 전광인(12점)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2연패를 끊은 6위 현대캐피탈은 승점 19(5승13패)로, 5위 OK금융그룹(승점 22·8승9패)과 승점 격차를 3으로 줄였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이전 경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 최대 약점으로 꼽힌 ‘범실’도 13개로, 상대(16개)보다 적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팀 분위기가 좋지 않으니까 선수들끼리 더 잘해야 한다고 했을 것”이라며 “1, 2라운드 현대캐피탈과는 많이 다른 경기였다”고 했다. 선수들도 사뭇 다른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 전광인은 “선수들이 많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저희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최태웅) 감독님이 좋아하실 거로 생각했다”고 했고, 허수봉은 “감독님이 나가시고 정말 슬펐지만, 남은 경기를 위해 분위기를 빨리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천안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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