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거주 120만 대만인, 1월 총통선거 주요 변수 부상

윤고은 2023. 12. 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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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국민당 부주석 中 5개 도시 돌며 "귀국해 투표하라" 독려
중국 전현직 관리들도 국민당 행사 참석…"주중 대만 사업가 80% 투표 준비"
(EPA=연합뉴스) 지난 2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유세 현장. 2023.12.24.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대만 대선인 총통 선거(1월13일)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 본토에 거주하는 대만인들의 투표 참여 문제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제1야당인 '친중' 국민당의 샤리옌 부주석은 중국 남부 5개 지역을 순방하는 여행을 마치고 지난 22일 귀국했다.

SCMP는 "샤 부주석의 이번 방중은 주중 대만 재계로부터 표를 확보하려는 명백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민당의 오랜 전략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만 언론 관측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는 약 120만명의 대만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대만 인구의 약 5%를 차지한다"며 "이 그룹의 유권자 대부분은 국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으며 국민당 간부들은 종종 선거를 앞두고 대만해협을 건너간다"고 짚었다.

대만은 부재자 투표 제도가 없어 모든 투표를 대만에서 직접 해야 한다.

거리가 먼 다른 곳보다 중국에 있는 대만인들이 투표를 위해 귀국하기가 물리적으로 용이하다.

샤 부주석의 중국 5개 지역 순례는 현재 여론 조사 결과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와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 간 초박빙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SCMP는 "샤 부주석의 방중 기간 열린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그가 유권자들에게 대만으로 돌아가 투표할 것을 독려해 특히 주목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만과 마주보는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 거주하는 엔젤 우(32) 씨는 SCMP에 "샤 부주석은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고, 모두가 (선거에 앞서) 미리 고향으로 돌아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며 "그는 재계 리더들을 향해 직원들이 투표를 위해 쉽게 휴가를 신청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우씨는 지난 20일 샤먼시에서 열린 샤 부주석의 행사에 약 1천명의 대만 사업가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그에 앞서 지난 17일 광둥성 중산에서 열린 샤 부주석의 행사에는 중국 전·현직 관리들이 참석했다.

이는 중국이 대만 선거에 개입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SCMP는 짚었다.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당시 행사에서 장즈쥔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회장이 샤 부주석과 함께 무대에 올라 주중 대만 주민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고 대만의 독립을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즈쥔은 2013∼2018년 중국 정부의 대만 문제를 총괄하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을 지냈다. 해협회는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의 교섭 상대로 양안 간 교류와 협력을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

SCMP는 "본토의 여러 대만 재계 인사들은 본토 기반 (대만) 커뮤니티에서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만투자기업연합의 리정훙 회장은 대만 사업가 80%가 투표를 위해 대만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쿤산에 거주하는 대만 기업가 왕웨이런 씨는 SCMP에 "이번 선거는 해협 관계 방향의 전환점이 될 것임을 고려해 투표하러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라이칭더(왼쪽 세번째) 대만 집권 민진당 총통 후보가 지난 22일 대만 가오슝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23.12.24.

중국은 이번 선거를 전쟁과 평화의 선택이라고 규정하고 민진당 라이 후보를 대만 독립세력이자 해협 전쟁 위험의 근원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광시성 난닝의 대만 기업가 루밍한은 "해협 관계가 나빠지면 사업가들은 더 높은 세금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어떤 당이 평화를 촉진하고 어떤 당이 대화를 중단하는지 매우 분명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왕젠민 민난사범대 대만 전문가는 SCMP에 "본토 거주 대만인들이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선거 캠페인이 바뀌고 있고 격차는 좁혀지고 있어 대만 사업가들의 표가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012년 선거에서도 본토 거주 대만인 그룹이 국민당을 위해 핵심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대만 문제 전문가 뤄딩쥔은 본토에 거주하는 일부 젊은 대만인들은 국민당을 넘어 민중당의 커워저 후보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봤다.

샤먼시의 우씨도 "젊은이들은 민진당이 부패했고 국민당은 썩었다고 본다"며 "커 후보가 새로운 물결을 대변하며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대만의 인터넷 매체인 '미려도전자보'가 대만 유권자 1천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2일 발표한 총통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37.3%의 지지율로,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33.4%)를 3.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어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가 17.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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