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3총리 다시 만날까?…김부겸·정세균 만나 “민주당 분열 우려”

정세균·김부겸 비공개 조찬회동서
이낙연신당, 비명계 공천학살 언급하며
“이재명 더 노력해야…이낙연도 만나자”
이 전 대표“李 사퇴 없으면 신당 창당 계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종로구 해남2빌딩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을 앞두고 발언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조찬회동 자리를 갖고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분열 양상과 공천 잡음에 대한 깊은 우려를 공유했다. 이들은 이낙연 전 대표와도 자리를 마련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회동에 배석한 한 관계자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김 전 총리와 정 전 총리가 만나 민주당의 통합과 혁신을 이야기했다”며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특히 이날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는 당 내 통합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필요하면 이재명 대표와 두 총리가 회동하고, 이낙연 전 대표도 만나 설득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데 동의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키맨은 이재명 대표”라며 “김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정 총리도 이 대표를 만나면 이 전 대표를 만나는 등 통합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얼마남지 않은 시간 동안 나온 결과들을 평가하고 그에 맞춰 행보를 판단하자”는 공감대를 두 전직 총리가 형성했다. 이를 위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연락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 측에서 주장하는 이재명 대표의 2선 후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해서는 이 전 대표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당이 분열하는 것은 위험하니 ‘신중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고려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다만 ‘사쿠라 신당’처럼 이 전 대표의 신당에 대한 민주당의 거친 비판에도 우려했다. 이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비판은 할 수는 있지만 도의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언행은 오히려 분열만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강성지지층과 비이재명계 공천 갈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최성 전 고양시장, 김윤식 전 시흥시장 등 비이재명계 인사들이 공천 예비후보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공천 잡음이 발생한 것을 두고 “당이 분열될까 우려된다”고 언급됐다.

이재명 대표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을 잇달아 잡으며 통합 행보 가속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김부겸 전 총리와의 회동에 이어 오는 28일 정세균 전 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다. 다음달 1일과 2일에는 경남 김해와 양산을 잇달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하지만 이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을 각각 만나는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이들은 12월 말을 ‘결단의 시점’으로 잡고 민주당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구체적인 상황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그런 시도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이 대표의 2선 후퇴와 통합 비대위 구성에 대해 “당내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연말까지 이재명 대표가 사퇴하고 통합 비대위를 꾸린다면 이 대표와 대화할 뜻이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까지도 침묵을 지키는 이 대표가 ‘통합 비대위’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기에 이 전 대표 측은 신당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 측근은 “이 전 대표는 민주당 합류 인원과 관계없이 신당 창당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 같은 행보를 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정세균 전 총리와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성탄전야 행사에 참석해 만날 예정이다. 이 대표와의 회동을 앞둔 정 전 총리가 이 전 대표와 어떤 대화를 주고 받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