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뽑은 '올해의 한국인'들은 누구일까?
포브스, '강한 여성 리더'에 이부진·최수연
뉴욕타임즈, BTS 지민 빌보드 1위에 주목
타임, '올해의 인물'에는 테일러 스위프트
네이쳐, 주목할 과학적 성취에 챗GPT 포함
워싱턴포스트, 바이든-트럼프 '거짓말' 지적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박수정 PD, 조석영 PD
◇ 채선아> 지금 이 순간 핫한 해외 뉴스, 중간 유통 과정 싹 빼고 산지 직송으로 전해드립니다. 여행은 걸어서, 외신은 앉아서. '앉아서 세계 속으로' 시간입니다. 지금 한국 언론이고 외신이고 다 '올해의 OOO'을 뽑고 있거든요.
◆ 박수정> 한 해 중요했던 뉴스들만 쭉 나열을 하면 재미가 없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특별하게 준비해봤는데요. 연말이면 각종 매체에서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잖아요. 외국의 주요 외신에서도 각자 자기 기준으로 중요한 인물들을 선정했는데 어떤 매체별로 어떤 인물을 선정했는지 살펴보면서 자연스럽게 2023년 올 한 해의 뉴스들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리해 보니까 10명 딱 나오더라고요.
◇ 채선아> 10명이면 올 한 해의 글로벌 뉴스를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박수정> 그렇죠? 첫 번째 인물은 지난주에도 살짝 언급한 적이 있는 인물입니다. 2023년 이 사람 하나만큼은 꼭 기억하고 가야 됩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잡지 <타임지>에서 1927년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을 매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고 있는데요. 2023년에 미국의 팝스타 겸 작곡가 테일러 스위프트가 선정됐습니다.
◆ 조석영> 이게 콘서트 때문이죠?
◆ 박수정> 그렇죠. 미국에서 올 한 해 동안 한 20여 개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디 에라스 투어'라는 콘서트를 열었거든요. 이 투어가 일으킨 경제적 파급 효과가 미국의 소비를 촉진시켜서 미국의 내수 경제를 활성화시켰다, 그러니까 미국을 살렸다는 공로로 2023년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해라고 소개하고 있고요.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수익과 콘서트를 영상화한 영화 수익까지 미국 역사상 최대치로 기네스에 기록될 정도인데 이 과정에서 창출한 경제적 효과가 6조 원 정도가 된다고 해요.
◆ 조석영> 우리나라 정부 한 해 예산의 100분의 1이에요.
◆ 박수정> 사람들이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을 보려고 안 하던 여행도 하고 안 하던 소비도 하고 교통편도 이용하면서 내수 경제를 활성화시켰다고 하고요. <타임스>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를 소개하면서 테일러 스위프트가 이룬 성취를 일일이 나열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하면서 '만약 당신이 테일러 스위프트가 선정된 게 의아하다면 과연 한 해 동안 당신이 스마트폰 화면을 내리다가 테일러 스위프트 사진을 몇 번이나 봤는지 한번 생각해 봐라. 그녀가 헤드라인으로 장식되어 있는 기사를 몇 개나 봤는지 한번 생각해 보라'고 하면서 단연코 1등할 만한 인물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채선아> 테일러 스위프트가 팝스타의 대표 주자였다면 운동선수 중에는 누가 있을까요?
◆ 박수정> <타임지> 선정 올해 운동 선수에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선정됐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추운 계절에 처음 보는 월드컵이다' 이러면서 카타르 월드컵 봤었잖아요. 카타르 월드컵에서 40년 만에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선수가 올해 운동선수로 선정됐어요.
◆ 조석영> 스포츠 하니까 저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게 영국의 <더 타임스>가 선정한 올해 스포츠계 10대 파워리스트가 발표됐는데요. 국내 언론에 소개된 이유가 여기에 2023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 우승자.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여기에 포함됐어요,
◇ 채선아> e-스포츠 선수잖아요. 그런데 스포츠계 파워맨으로 선정된 거예요?
◆ 조석영> <더 타임스>에서는"통상적으로 스포츠 섹션에서 e-스포츠를 잘 다루지 않지만 페이커가 우사인 볼트처럼 올림픽의 주류 스타가 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라고 하면서 온라인 판에서는 딱 가운데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사진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 박수정>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영국에서 올해의 스포츠 스타로 선정됐고, 미국의 타임스에서는 리오넬 메시가 선정된 거고요. 아르헨티나 하니까 이 인물도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요. 지난주에 취임식을 한 아르헨티나 48대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를 또 우리 코너에서 빼놓을 수가 없어요.
◇ 채선아> 아르헨티나의 트럼프. 아르헨티나의 전기톱 맨이라고 불리죠.
◆ 박수정> 마약과 인신매매 합법화를 공약으로 들고나왔던 극우 성향의 대통령이죠.
◇ 채선아> 너무 충격적인 인물이었는데 또 당선까지 됐다고 하니까 머리에 딱 꽂힌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인물이 있나요?
◆ 박수정> 타임지의 올해 인물이 테일러 스위프트로 선정됐다면 올해 CEO도 따로 선정됐거든요. 챗GPT를 만든 회사, '오픈 AI'의 CEO, 샘 올트먼이 선정됐습니다. 인공지능을 상징하는 서비스, 챗GPT를 만든 사람이면서 또 동시에 그 회사에서 해고됐다가 복귀되는 해프닝을 겪은 인물로 올해 전 세계 뉴스를 쫙 도배했던 사람 중에 한 명입니다.
◆ 조석영> 저희가 뉴스 탐구생활에서 한번 소개를 했었죠. 그때 못 보신 분들 계실 수도 있으니까 잠깐 설명해 드리면 이 오픈 AI라는 회사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이자 챗GPT의 핵심 개발자예요. 그런데 오픈 AI 이사회 멤버들이 약간 생각이 달랐던 거예요. '인공지능 기술은 너무 위험해 이대로 발전시키면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샘 올트먼은 '조금 더 빨리 가속해서 발전시킬 필요가 있어, 수익도 내야 해'라는 쪽이다 보니까 이사회에서 샘 올트먼한테 알려주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해고시켜버렸어요. 그 뒤에 난리가 났습니다. 회사에서 쿠데타라는 얘기를 듣고 직원들도 오히려 샘 올트먼을 지지하니까 결국에 며칠 만에 해고가 번복되고 돌아왔어요.
◇ 채선아> 심지어 그 사이에 마이크로소프트로 옮기기도 했어요.
◆ 박수정> 샘 올트먼이 마이크로소프트에 간다고 했다가 어쨌든 지금은 돌아와 있는 상황인데요. 저는 이 샘 올트먼이라는 인물 자체가 우리 인류가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의 고민을 상징하는 인물인 것 같아서 진짜 올해의 CEO가 아닌가 싶습니다.
◆ 조석영> 내년에도 아마 많이 나올 거예요.
◇ 채선아> 이런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니까 저절로 인공지능과 인류에 대한 고민을 우리도 함께 해왔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 박수정> 인공지능 얘기가 여기서 끝이 아니예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서는 매해 Nature's 10이라는 리스트를 발표하는데요. 세계 과학계에 큰 영향을 미친 과학자 10명을 선정하는 거예요. 그런데 올해는 Nature's 10 밑에 보시면 '10명의 사람 그리고 인간이 아닌 하나'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최초로 Nature's 10에서 사람이 아닌 기술을 선정한 건데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선정했습니다.
◆ 조석영>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일자리 없어진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시상식에서 사람 자리를 뺏어간다는 얘기는 처음이에요.
◆ 박수정> 네이처 잡지의 수석 편집자는 '올해 챗GPT의 전 세계적인 영향력이 너무 컸다. 그리고 과학의 진보를 이끌었다는 점을 인정해서 처음으로 챗GPT를 선정했'다고 이야기했는데요. 내년 그리고 내후년에는 이렇게 인간이 아닌 기술이 선정되는 일이 더 많아질 것 같아요.
◇ 채선아> 얘기를 들을수록 '정말 올해는 인공지능의 해였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 박수정> 이렇게 인공지능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그 와중에 인공지능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들의 활약도 두드러진 해였죠. 지난주에 유럽연합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의 무분별한 개발을 제재하는 규제를 발표했어요.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지에서는 2023년에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로 세계 최초 인공지능 규제를 이끌어낸 유럽연합의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언을 선정했어요,
작년에 이어서 2년 연속 선정이 된 인물이고 여성 최초로 유럽연합 수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상황에서 굉장히 강한 리더십으로 자유수호라는 원칙을 내세우는 지도력을 보여줬고요. 또 올해는 인공지능이나 세계 변화에 결정적으로 먼저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채선아> 어떤 분인가요?
◆ 박수정> 58년생. 만 나이로 65세예요. 독일의 산부인과 출신의 정치인이고요. 7남매의 엄마예요. 본인이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의사로서의 커리어가 단절됐던 적이 있었던 거예요. 과거 독일의 가족여성부 장관이 돼서 아빠들의 육아 휴직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정치인으로 성장했고, 독일 워킹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 조석영> 멋있습니다. 정치는 저렇게 해야 돼요.
◆ 박수정> 그러니까요. 그래서 자기 삶으로 능력을 증명한 강한 여성이자 동시에 강한 리더가 됐고 <포브스>에서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에 이분이 된 거죠.
◇ 채선아> 이분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법도 만들어지고 워킹맘의 어려움이 더 잘 알려지는 것 같아서 이런 분들이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나라에는 강한 여성으로 선정된 분들이 한 명도 없었나요?
◆ 박수정>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강한 여성 100인에 한국인 2명도 포함됐는데 82위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96위에 네이버 최수연 사장이 선정됐다고 합니다.
◇ 채선아> 지금까지 <타임>, <네이처>,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을 봤고요. 다른 매체도 좀 볼까요?
◆ 박수정> <뉴욕타임즈>에서는 올해의 인물 이런 식으로 선정하지 않았는데요. 2023년에 처음으로 세상에 일어난 20가지의 사건들을 정리해놨어요. 세 번째 소식에 이 인물이 언급이 됐습니다. 바로 BTS의 지민인데요. "지민이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빌보드 1위에 오른 아티스트가 되었다." 이 사건을 꼽으면서 BTS의 지민이 빌보드 1위에 올랐고 몇 달 뒤에 같은 그룹의 멤버인 정국이 그 기록을 이어받았다고 하면서 그동안 K-POP 그룹이 선전하다가 K-POP 솔로 아티스트들도 전 세계에서 인정을 받은 해라고 하면서 지민을 선정했습니다.
◆ 박수정> 그리고 또 <뉴욕타임즈>에서는 이런 것도 했어요. 2023년 한 해를 대표하는 인물들 50여 명의 얼굴을 보여주고 그 사람의 이름을 맞춰보라는 퀴즈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인지도 테스트를 한 거죠. 거기서 97%라는 정답률을 기록한 인물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뉴욕타임즈> 독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죠. 바로 일론 머스크입니다. 또 이스라엘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도 <뉴욕타임즈> 올해의 얼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올해 가장 큰 글로벌 이슈라면 구글 검색어 1위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선정됐는데 그만큼 전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는 리더 중 한명인 거죠.
◆ 조석영> 며칠 전에 이스라엘 인질을 이스라엘군이 오인 사살한 사건이 벌어졌어요. 항복하겠다고 상의 다 벗고 흰 천 휘두르면서 오는데 이스라엘군이 총을 쐈거든요. 그래서 이스라엘 내부에서 전쟁 반대 여론이 높아졌어요. 그런데 네타냐후 총리는 "나는 계속 갈 길 간다. 하마스 박멸할 거다"라는 입장이라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이 사람의 결정에 달려 있는 게 상황이거든요. 어떻게 될지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아요.
◆ 박수정> 어쩌면 내년에 모두가 가장 주목하고 주시해야 할 인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 채선아> 네. 이어서 <워싱턴 포스트> 얘기도 좀 해볼까요?
◆ 박수정> <워싱턴 포스트>는 올해의 인물 대신에 올해의 피노키오를 선정을 했습니다. '피노키오 2023'이라고 발표를 했는데요. 한 해 동안 피노키오처럼 가장 거짓말을 많이 한 인물들을 선정한 거죠. 공인들이 하는 말의 진위를 가리는 팩트체커 팀이 <워싱턴 포스트>에 따로 있거든요. 그래서 사무실에 실제로 피노키오 목각 인형을 가져다 두고 있대요. 정치인들이 거짓말을 많이 할수록 피노키오 지수를 높여서 측정한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과장을 하고 얼마나 거짓말을 하는지를 검증하는 부서죠. 올해 리스트에는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이자 내년 미국 대선에서 겨루게 될 가능성이 높은 두 사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가 사이좋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 채선아> 사실 말을 많이 하면 그만큼 거짓말 지수도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 박수정>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든은 자신의 개인사를 너무 과장해서 말하는 버릇이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9년 연속 올해의 피노키오에 선정이 됐대요. 특히 이란과 중국 관련된 국제 이슈에 있어서 거짓말을 남발하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 조석영> 특이하지도 않네요. 여기까지 박수정 PD가 가져온 올해의 OO 시리즈를 정리해 봤는데요. ** 님이 아까 잠깐 얘기할 때 "기술만 따로 10개 뽑아야 될 것 같다"라는 얘기를 하셨어요. 관련해서 <사이언스> 선정 올해 최고의 과학 성과가 발표가 됐습니다. 1위가 뭐냐면 기적의 비만약이라고 불리는 '위고비'입니다. 원래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됐는데 일종의 부작용으로 비만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게 밝혀진 거죠. 이 기술이 대장암이나 심혈관 질환에도 효과를 보였다고 하고요. 다른 후보들로는 알츠하이머 치료법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올해 주목한 과학계의 실패도 있습니다. 바로 상온 초전도체입니다.
◇ 채선아> 네. 여기까지, 외신이 주목한 '올해의 OOO' 시리즈를 정리해봤습니다. 박수정 PD, 조석영 PD, 수고하셨습니다.
◆ 박수정, 조석영> 감사합니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 오뜨밀 jopd@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불친절하다며"…관리사무소 직원에게 가스총 쏜 입주민 집행유예
- "동네를 지켜주셔서 감사해요"…파출소에 전달된 또박또박 손편지
- '5번 벌 받고도 또'… 절도한 30대 징역 2년
- 빗길에 쓰러진 70대 노인…100m 밖에서 군인이 뛰어와 구조
- '마약 투약 의혹' 이선균, 19시간 밤샘 조사 후 새벽 귀가
- 13년만에 부활한 천안함 작전배치…더욱 커지고 강력
- 비트코인, 다시 반등 시도…강세장 신호일까?
- "창밖에 귀신" 고시원에 불낸 20대 중국인 집유…왜?
- 논란의 R&D 예산, 깎았다가 늘렸다가 최종 26.5조 확정
- 北 무인기 이후 1년…드론 막을 때 "민관군 따로 하면 헛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