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하이볼’ 인기…더 깊게 즐기려면 어떤 위스키가 좋을까? [뉴스+]

김기환 2023. 12. 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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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열풍이 거세다.

MZ 세대들 사이에서 고도수 원액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HighBall)이 인기를 끈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하이볼을 계기로 위스키가 비싼 술에서 점차 대중적인 술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관세청 무역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 1∼10월 위스키 수입량은 2만6937t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6.7% 늘었다. 이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수입량(2만7038t)에 맞먹는 규모다. 올해 위스키 수입량은 사상 처음으로 3만t을 돌파할 전망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위스키를 살펴보는 시민. 연합뉴스
올해 1∼10월의 위스키 수입량을 수입국별로 보면 영국이 2만1698t으로 전체의 80.6%를 차지했다. 영국(스코틀랜드)은 위스키 본고장으로 통한다. 이어 미국(3161t), 일본(1043t), 아일랜드(616t) 등 순이었다. 

◆위스키에 표기된 숫자의 의미는…숫자가 높을 수록 좋은 술?

위스키를 구입하거나 마시기 전에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연산이다. 위스키 병 중앙에 ‘12’ 표기가 되어 있는 것은 ‘12년산’ 이고 ‘17’ 표기는 ‘17년산’ 이다. 

스카치위스키를 대표하는 ‘윈저’나 ‘임페리얼’은 12, 15, 17, 21, 30년산이 메인 카테고리인 데 반해, 싱글몰트 위스키는 12, 15, 18, 25, 30년산으로 나뉜다. 

17년과 18년산의 경우 연산으로 1년 차이지만 위스키 종류로 인한 가격차는 크다. 여러 원액을 섞은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고유 원액을 오래 숙성시킨 ‘싱글몰트 위스키’가 더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위스키는 크게 ‘싱글몰트 위스키’와 ‘블렌디드 위스키’로 나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마니아층이 늘고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는 ‘위스키의 귀족’으로 불린다. 스카치위스키와 달리 100% 보리(맥아)만을 한 증류소에서 증류해 만든 위스키다. 일반 위스키보다 생산량이 제한적이고 오랜 숙성을 필요로 해 가격이 스카치위스키에 비해 20∼30% 가량 비싸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몰트(Malt) 위스키와 그레인(Grain) 위스키를 적당한 비율로 혼합하는 것인데 우리가 음용하는 스카치위스키의 대부분은 이 타입이다. 우리나라 애주가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윈저’와 ‘임페리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스카치위스키는 17년산이, 싱글몰트 위스키는 18년산이 주로 많이 팔린다. 이는 스카치위스키는 17년산이, 싱글몰트는 18년산이 가장 향과 맛이 좋다는 평가 때문이다. 물론 연산이 오래된 위스키일수록 맛이 부드럽고 원숙한 향이 나지만 가격이 워낙 비싸 일반 소비자가 접하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우리나라 애주가들은 위스키 연산에 유독 민감해 ‘오래된 연산=좋은 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래서 최소한 12년 이상 혹은 17년이나 18년 이상 된 위스키를 마셔야만 제대로 된 술을 마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8년 정도만 되도 좋은 술로 본다.

연산은 어떻게 표기하는 걸까. 여러 종류 위스키를 섞어서 만드는 블렌디드 위스키의 연산은 혼합한 위스키 연산 중 가장 낮은 숙성 연도를 병에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17년 숙성시킨 위스키에 12년 숙성시킨 위스키를 혼합해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들면 그 위스키는 12년산이 된다. ‘윈저 12’ ‘임페리얼 12’가 여기에 해당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스카치위스키란

스카치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를 말한다. 보리를 증류해 만든 술을 오크통에 넣어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호박색으로 변하고 맛은 부드럽고 향이 풍부해진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되는 위스키는 양이 부족하여 비쌀 수밖에 없다. 

위스키 수요가 급증하자 새로운 제조법을 개발해냈는데, 소량의 맥아를 이용해 다른 곡물을 발효시켜 대량생산이 가능한 연속식 증류기를 이용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위스키를 그레인위스키(Grain whisky)라고 한다. 이 위스키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은 몰트위스키보다 떨어졌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위스키를 섞어서 판매했는데 이것이 블렌디드위스키(Blended whisky)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스카치위스키는 블렌디드위스키다.

◆위스키 마시는 방법에 따라 강도 달라진다

<스트레이트>

위스키를 즐기는 가장 대중적 방법은 바로 소주잔보다 조금 작은 잔에 상온에서 보관한 위스키를 20~30㎖ 정도를 따라 깔끔하게 마시는 스트레이트(straight)다. 첫 스트레이트의 강렬함은 입 안에 알싸하게 오랫동안 남는다.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위스키는 강한 첫 향과 맛의 여운을 가장 오래 느낄 수 있다. 위스키는 원래 따로 안주가 필요한 주류가 아니지만 위스키 초보라면 스트레이트가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므로 담백한 메뉴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온더록>

위스키를 천천히 음미하고픈 이들에게는 투명한 잔에 얼음 몇 조각을 떨어뜨리고 그 위에 위스키를 부어 마시는 온더록(on the rock)을 추천한다. 스트레이트에 비해 맛과 향이 순하고 얼음으로 인해 온도와 도수가 낮아져 그만큼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에서는 위스키를 상온의 물과 1대1 비율로 섞어 마시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온더록으로 마실 경우 위스키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향의 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오래 숙성돼 향이나 맛이 뛰어난 위스키는 오히려 그 특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체이서>

스트레이트로 위스키를 마시고 곧바로 물을 한 모금 마시는 체이서(chaser)라는 방법도 있다. 중요한 것은 상온의 물을 위스키와 제대로 섞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목 넘김이 부드럽고 향을 음미하며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데다 온더록과는 다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보통 위스키와 물을 1대1의 비율로 타지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좀 더 따듯한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타서 마시면 위스키의 향이 더 많이 발산된다. 체이서 음용방법은 스트레이트와 온더록 중간 정도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위스키가 넘어간 뒤 입안에 남는 부드러운 향을 포기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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