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협박에 꺼졌던 ‘애기봉 트리’, 9년 만에 다시 켰다

원선우 기자 2023. 12. 2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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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탐방로가 성탄트리 모양으로 불을 밝히고 있다./뉴스1

김포시는 24일 성탄 트리로 형상화한 애기봉생태공원 탐방로 점등식을 개최했다. 공원에서 애기봉 전망대로 올라가는 800m 길이 탐방로에 야간 조명을 켰다. 2014년 철거된 ‘애기봉 트리’에 9년 만에 다시 불을 밝힌 것이다.

애기봉은 임진강 건너 북한 개풍군과의 거리가 1.4㎞에 불과한 최전선이다. 1964년 해병대가 높이 18m의 트리를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다. 1971년 30m 높이 철탑이 세워진 이래 매년 개신교계 주관으로 트리 점등행사가 열렸다. 북한 주민들과 군인들에게 성탄의 희망을 전하면서도 체제 우월성을 알리려는 의도였다.

2004년 남북 군사회담 합의로 중단됐다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전이 있었던 2010년 점등식이 재개됐다. 2010년 점등식 당시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비, 우리 군 포병·기갑 전력이 실탄을 장전한 채 비상 대기하기도 했다.

2010년 당시 애기봉트리 점등 모습./김포시 제공

2014년 10월 애기봉 트리로 쓰던 철탑이 낡았다는 이유로 철거됐다. 같은 해 12월 당시 개신교계는 9m 높이 트리를 재설치하고 예전처럼 트리 점등식을 열려고 했으나 “애기봉 등탑 건설과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끝끝내 강행한다면 그로부터 초래되는 후과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북한의 협박을 받고 행사를 취소했다.

당시 개신교계는 “애기봉 등탑은 6·25전쟁 직후부터 남북 평화를 상징했다”며 “일부 언론들과 시민단체들이 북한을 자극하는 행사로 치부하여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었다.

김포시는 성탄절을 맞아 국악 마술, 트로트, 팝페라 등 다양한 공연과 캐리커처, 비즈 팔찌 만들기 등 체험 행사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병수 시장은 “야간 개장 시간 연장과 주차장 추가 조성, 모노레일 설치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애기봉이 외국인이 자주 찾는 국제적 관광지로 성장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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