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제 日 개최→‘홍김동전’ 눈물의 폐지, 민심 못 읽는 공영방송 KBS[스경연예연구소]
또 한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읽지 못한 KBS가 ‘연예대상’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진행된 ‘2023 KBS 연예대상’(이하 ‘KBS 연예대상’)이 KBS2에서 생중계 됐다.
올해 ‘KBS 연예대상’은 모두 함께 웃고 즐기는 연말 잔치 대신 쓴웃음과 눈물을 삼키는 안타까운 현장이 됐다.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친 대표 프로그램이 없었던 데다, 무엇보다 다음 달 중 ‘홍김동전’과 ‘옥탑방의 문제아들’까지 총 2개의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소식을 전했던 탓이다.
갑작스러운 폐지 결정에 트럭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던 ‘홍김동전’은 이날 출연진 모두 시상식에 참석해 시선을 모았다. ‘올해의 예능인상’을 수상한 김숙과 ‘최우수상 쇼&버라이어티 부문’ 수상 홍진경, ‘우수상 쇼&버라이어티 부문’ 수상 주우재를 비롯해 조세호와 장우영까지 멤버들은 한 테이블에 앉아 환히 웃으며 다른 예능인들을 함께 축하하는 등 밝은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주우재는 신동엽, 조이현과 함께 시상식 MC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이날 주우재는 오열 속 수상소감을 전해 시청자의 눈시울마저 붉혔다. ‘홍김동전’ 멤버 중 첫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그는 “‘홍김동전’의 영원한 넷째 주우재”라며 울컥한 뒤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내 “(멤버들이)많이 놀리겠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작년에 ‘홍김동전’ 통해서 시상식에 참석했고, 올해는 MC를 맡게 되어서 그게 상이라고 생각했다. 운 하나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운 좋게 ‘홍김동전’을 만나서 좋은 상도 받게 됐다”고 프로그램에 애정을 표했다.
이어 그는 “모든 스태프분이 고생하셨다. 숙이 누나, 진경 누나, 세호 형, 우영이 우리 모두 잘했다”고 눈물을 쏟으며 함께한 스태프와 멤버들을 격려해 뭉클함을 안겼다. 이에 주우재의 수상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던 홍진경 역시 눈물을 닦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후 최우수상을 받은 홍진경도 “‘홍김동전’이 종영하게 된 상황에서 이런 상을 준 건 그동안 수고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며 “이름만 불러도 눈물 나는 숙 언니는 함께 프로그램을 하며 더 사랑하게 됐고, 우재는 무심하게 보이지만 알면 알수록 정말 속이 따뜻한 친구다. 우영이를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됐는데 평생 함께하고 싶은 동생이 생겨 행복했다. 저는 이 상을 세호에게 주고 싶다. 세호가 없었으면 ‘홍김동전’은 없었을 것”이라고 1년여간 고생한 멤버들을 다독이며, 트로피를 조세호에게 건넸다.
폐지되는 두 개의 프로그램에 모두 출연한 김숙은 “3주 전만 해도 강력한 대상 후보였는데 프로그램 2개가 날아갔다. ‘올해의 예능인상’이라도 감사하다”고 언급해 씁쓸함을 남겼다.
지난해 처음 방송된 ‘홍김동전’은 낮은 시청률에도 높은 화제성으로 인기를 얻어왔다. 그러나 극복하지 못한 시청률의 벽은 기어이 폐지로 이어졌다. 시청자들은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폐지 철회’ 요청 글을 올리고 KBS 사옥 앞 트럭 시위를 진행하는 등 크게 항의했으나, KBS는 요지부동, 폐지 결정에는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프로그램의 존폐가 시청자 요청에만 의해 좌우될 수는 없겠지만, KBS는 최근 연이어 시청자 의견에 반하는 선택을 하며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KBS의 연말 가요제인 ‘가요대축제’를 일본에서 개최해 논란이 됐다. 한국 방송사 가요제를 해외에서 개최한다는 모순과 특히 KBS가 전체 재원의 40%가 시청자의 수신료로 채워지는 공영방송이라는 점에서 국내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졌지만, KBS는 “글로벌 팬들의 요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로 묵살한 채 일본 개최를 강행했다.
이번 ‘연예대상’에서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공헌상을 받은 ‘가요무대’ 김동건 아나운서는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다른 분들이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방송 할 수 있도록, 제가 50년 넘게 보살핌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시청자분들께서 KBS의 주인이란 의식을 가지고 세계적인 영국 BBC 같은 방송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수신료 분리징수와 관련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지난달 선임된 신임 박민 사장과 KBS본부의 내홍도 앞으로의 행보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런 혼란 속 김 아나운서의 말대로 ‘공영방송’으로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 누구의 의견보다 시청자의 의견을 살펴야 할 때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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