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타클로스의 골, 토트넘 3연승, 히샤를리송의 부활···토트넘의 메리 크리스마스

토트넘 손흥민이 24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의 산타클로스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또 한 번 골을 선물했다. 손흥민(토트넘)이 결승골로 팀에 승리를 안기며 한국 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연휴를 선사, 다시 한 번 ‘손타클로스’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24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18분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이 골은 손흥민의 이번 시즌 11호 골이다. 이달 11일 뉴캐슬과 16라운드에서 시즌 10호 골을 기록해 EPL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던 손흥민은 2경기 만에 득점포를 다시 가동했다. 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4골),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12골)에 이어 EPL 득점 공동 3위를 지켰다. 이와 함께 EPL 통산 114골을 넣어 EPL 역대 득점 단독 23위가 됐다. 바로 위 공동 21위는 120골을 넣은 스티븐 제라드 알 에티파크 감독과 라힘 스털링(첼시)이다.

2-1로 승리한 토트넘은 리그 3연승을 질주, 승점 36점이 돼 한 경기를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34점)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이날 리버풀 원정에서 1-1로 비긴 선두 아스널(승점 40점)과는 불과 4점 차이다.

손흥민은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토트넘이 전반 9분 히샤를리송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9분 뒤 손흥민의 추가골이 나왔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데얀 쿨루세브스키에게 건넸던 공을 돌려받은 브레넌 존슨의 오른발 슈팅이 에버턴 골키퍼 조던 픽포드에게 막혀 흘러나왔고, 이를 잡은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오른발 강슛을 날려 골문을 열었다. 토트넘이 후반 37분 안드레 고메스에게 1골을 내주면서 손흥민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

이날 손흥민의 활약은 마치 2018년의 데자뷔와도 같았다. 손흥민은 2018년 한국시간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열린 에버턴 원정 경기에서 2골·1도움의 맹활약으로 팀의 6-2 대승을 이끈 적이 있다. 이 경기는 손흥민이 본격적으로 ‘손타클로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계기가 됐다.

손흥민은 경기 후 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뽑는 경기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무려 67.7%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무수한 선방을 기록한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15.1%)를 큰 차이로 제쳤다.

한편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활약과 함께 부활한 히샤를리송으로 인해 기쁨이 더욱 컸다. 히샤를리송은 이날도 골을 넣으며 최근 3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는 엄청난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으로 이적한 히샤를리송은 부진과 부상이 겹치며 제 몫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이번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달에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수술까지 받았다. 그런데 수술 후 돌아와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부상자들이 속출해 근심을 안고 있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에게 귀중한 선택지 하나를 안겼다.

특히 아시안컵으로 인해 1월 초에는 팀을 떠나야 하는 손흥민의 공백을 생각하면 히샤를리송의 활약은 더욱 반가운 일이다. 토트넘은 최근 부상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근심이 가득했고 손흥민이 대표팀에 차출되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히샤를리송의 살아나면서 조금은 시름을 덜게 됐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