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 홍해서 15번째 선박 공격···美는 “인도양서 이란이 상선 공격” 주장

국제 무역 항로 혼란 지속···美 군함 공격도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스트린다호’의 모습.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이날 홍해 입구인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스트린다호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사진제공=스트린다호 운영사 J. 루드비히 모윈켈스 레데리

[서울경제]

후티 반군이 홍해 일대에서 14·15번째 민간 상선 공격을 감행하면서 수에즈 운하를 포함한 국제 주요 무역로에서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인도 서부 해상을 운항 중이던 상선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23일(현지시간) 홍해에서 미 군함과 민간 선박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공격에 대응해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일 국적 선박들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번 공격은 해당 선언 이후 14, 15번째 공격이다.

미군 중부 사령부는 이날 오후 반군 통제 해역에서 대함 탄도 미사일 2발이 홍해 남부 국제 항로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해당 미사일의 타켓이 된 선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군 중부 사령부에 따르면 같은날 오후 3시~8시 홍해 일대를 순찰 중이던 아이젠하워 항모전단 소속 USS라분 구축함은 공격하기 위해 다가오는 무인 항공기 4대를 격추했다. 교전으로 인한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미군 중부 사령부는 오후 8시께 홍해 남부에서 2척의 선박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해당 선박은 각각 노르웨이 선적에 소유·운항주도 노르웨이인 유조선과 인도 선적에 가봉 소유의 유조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 역시 이날 홍해 끝자락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선박 근처에서 무인항공시스템(UAS)이 폭발했다며 해당 지역을 지날 때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UKMTO는 권고문에서 “해당 선박에 손상은 없고 승무원은 모두 안전하다”며 “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의 남쪽 끝 아라비아 반도 남서부와 아프리카 대륙이 마주보고 있는 곳으로 너비가 26km에 불과하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모든 선박이 통항하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항로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미국은 이란이 인도양에서도 민간 선박을 대상으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인도 해안에서 200해리(370km) 떨어진 인도양에서 라이베리아 국적 화학 유조선 ‘켐 플루토’호가 이란에서 발사된 공격용 드론에 피격됐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2021년 이후 일곱 번째 이란의 상업용 선박 공격”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당국은 이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