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바나 명반 ‘알몸아기’ 손배소 재개...“시효 만료 안됐다” 항소심 결정

미국 록밴드 너바나 2집 앨범 '네버마인드(Nevermind)'/조선일보DB

1990년대를 풍미한 미국 록밴드 너바나 앨범 표지에 자신의 아기 때 알몸 사진이 실렸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남성의 소송이 1심에서 각하됐다가 항소심 판결로 재개됐다고 AP통신 등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 캘리포니아주 연방 항소법원은 1991년 9월 발매된 너바나 ‘네버마인드’ 앨범 재킷 주인공인 스펜서 엘든(32)이 너바나에 제기한 소송을 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너바나의 손을 들어줬던 1심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엘든은 2021년 네버마인드 앨범 재킷에 자신의 갓난아기 시절 사진이 실린 것이 아동 성 착취에 해당한다며, 너바나 리더 커트 코베인(1967~1994) 부인과 다른 멤버들 등 15명에게 각각 15만달러(약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지난해 9월 엘든이 피해 사실을 알게 된 뒤로 10년 이상이 지나 소멸시효가 만료됐다고 보고 소송을 각하했다. 이에 엘든 측은 해당 앨범이 10년 동안 계속 재발매돼 시효가 만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항소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항소법원은 “앨범의 재발매로 새로운 개인적 피해가 구성될 수 있다”며, “앨범 표지가 아동 포르노 정의를 충족하는지는 이번 항소심 쟁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너바나 측 변호사는 즉각 “우린 이 무가치한 소송을 강력히 방어할 것이고 승소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너바나 측은 그간 이번 소송에 관해 “엘든은 지난 30년 동안 자신을 ‘너바나 아기’라고 칭하며 명성과 이익을 얻었고, 발매 15·20주년엔 앨범 표지를 패러디하기도 했다”면서 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해 왔다.

너바나 대표 앨범인 네버마인드는 전 세계에서 3000만장 이상 팔리는 등 대흥행을 거뒀다. 1990년대 대중음악 시장을 강타하고 너바나를 세계적인 록밴드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다. 특히 네버마인드 앨범 표지는 미 음악 잡지 롤링스톤과 빌보드가 선정한 ‘위대한 앨범 커버’ 순위에서 10위 안에 포함되는 등 호평을 받았다. 생후 4개월이었던 엘든이 수영장에 빠져 낚싯바늘에 매달린 1달러 지폐를 향해 헤엄치는 모습이다. 앨범 발표 당시 너바나는 엘든의 부모에게 사진 사용료 200달러를 지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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