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2》 등 넷플릭스 화제작 연이어 출연하는 이진욱
(시사저널=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배우 이진욱이 '넷플릭스의 아들'로 등극했다. 이진욱은 역할의 비중을 따지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서 한층 내공 있는 연기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 연이어 출연하며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스위트홈》 시즌2, 《이두나!》 그리고 새롭게 공개될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출연하며 열일 중인데, 과거 사생활 문제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터라 재기의 의미도 남다르다. 특히 이진욱은 매 작품마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극의 중요한 키를 쥔 인물로 등장해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카메오로 출연한 《이두나!》에서는 빈틈없는 비주얼로 화제가 됐다.
이진욱은 《로맨스가 필요해》(2012)로 마니아층을 얻었고, 레전드 타임 슬립 드라마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을 통해 '나인 폐인'을 양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수상한 그녀》 《표적》 《삼총사》 《너를 사랑한 시간》 등 꾸준한 작품활동에 이어 《뷰티 인사이드》에서 자고 일어나면 매일 생김새가 변하는 주인공의 여러 모습 중 1인으로 출연해 등장만으로도 관객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추격 스릴러 《보이스》 시리즈에서 내면에 어두운 본능을 간직한 형사로 카리스마를 뽐낸 그는 《이두나!》에서 전직 인기 아이돌 이두나(수지 분)는 물론, 글로벌 시청자의 마음까지 훔쳐 화제가 된 바 있다.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캐스팅되며 글로벌 활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진욱은 최근작 《스위트홈》 시즌2에서는 죽은 줄 알았던 편상욱의 몸에 정의명이 들어가며 같은 얼굴, 다른 캐릭터로 또 다른 변신에 나서고 있다. 《스위트홈》이 공개된 직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진욱을 직접 만났다.
최근에 출연한 《스위트홈》 시즌2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다.
"대본을 읽으면서 시즌1 인물들의 달라진 모습과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린홈을 떠나 특수감염인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그 이야기들이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많이 됐는데 CG로 입혀진 완성된 작품을 보니 경이로웠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잘 봤다. 호불호가 있다는 건 결국 기대가 컸다는 의미다. 긍정적으로 본다. 시즌3도 기대해 달라."
아포칼립스 장르(SF 장르나 좀비물, 공포물을 아우르는 영화 혹은 소설 장르)다. 세계관에 대한 이해는 어땠나.
"이 작품의 경우 '지구의 주인이 꼭 인간일 필요는 없다'는 무드가 깔려 있는 것 같다. 피폐해진 지구가 배경이다. 그 상황 속 인물을 연기해 보니 망해 가는 지구에서도 살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람들 틈에만 있으면 생활하는 데 불편해도 또 살아지겠더라. 개인적인 성향도 사람들 틈에 있으면 생각보다 적응도 빨리 하고 방법을 빨리 찾는 스타일이다."
노출 장면도 있었는데 부담은 없었나.
"노출에도 콘셉트가 있는데, 운동한 몸 혹은 평범하지만 건강한 몸이 있다. 이 작품의 경우는 후자였다. 그래서 부담이 없었다. 생각해 보면 작품 속 노출 신에 나오는 모든 배우가 몸이 좋다. 오히려 그게 현실감이 없지 않나. 예를 들어, 역할이 식당 사장인데 노출을 하면 몸이 좋다. 이상하지 않나. 그래서 제 경우는 후자를 택했다. 물론 시청자들의 반응은 확실히 조각 같은 몸이 좋긴 하지만(웃음)."
시즌2에서 '스위트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결국엔 인간이 모여 사는 사회, 인간 그 자체가 스위트홈이다."
시즌2의 관전 포인트는.
"원작에서 벗어난 세계관이다. 더 넓어진 세계관만큼 여러 가지 고민할 것들, 생각해볼 것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재난 이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와중에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 사람들이 어떻게 나뉘고 부딪히는지를 중점적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최근작 《이두나!》에서의 등장 신이 화제가 됐다.
"당시 감독님의 요구는 "카메오로 등장하는데, 두나가 흔들릴 만한 어른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촬영을 했던 터라 화제가 될지 몰랐다. 이후 친구들이 말해 줘서 알았다. 사실 《스위트홈》에서의 장면은 한 장면 한 장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 한데 그 장면들보다 잠깐 출연한 《이두나!》가 반응이 좋아 의외였다. 대중이 원하는 건 도대체 뭘까. 하하."
이진욱 하면 멜로를 빼놓을 수 없다.
"요즘엔 멜로 작품이 적을뿐더러 저도 로맨틱 코미디를 하기엔 나이가 적지 않다. 그래서 진한 '어른 멜로'를 해보고 싶긴 하다. 개인적으로도 욕심나는 장르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벌써 그렇게 됐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게다가 제 성향이 건조한 편이라 연기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탐구하는 성향은 있는데 감정 기복이 크지 않아 대본을 보면 공감이 안 되기도 했다. 그래서 신인 때 감독님들에게 많이 혼났다. '평소에 그렇게 감정 표현을 해?'라고 물으면 '네'라고 대답했다. 건조한 사람이라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상하게 보였을 것 같다. 실제로 제 친구들은 지금도 제가 멜로 연기를 하는 걸 못 본다(웃음)."
건조한 성향이 장단점도 있을 것 같다.
"건조하니까 감정이나 상황에 내몰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판단을 한다. 그래서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상처를 덜 받는다. 물론 이 일을 하면서 성향이 많이 바뀌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어떤 선배인가.
"《스위트홈》에 출연한 송강과 고민시만 보더라도 자랑스럽고 기특하다. 시즌1과 시즌2 사이에 너무 많은 성장을 했다. 영화 콘텐츠 업계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게 대견하다. 후배들에게 저는 말이 많지는 않다. 얘기를 하자면 잔소리가 될 것 같아 우려된다. 하지만 후배들이 먼저 물어오면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는 편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새롭게 투입됐다. 대작이니만큼 부담은 없나.
"부담을 느끼거나 걱정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현장에서 내 몫을 잘 해내는 데 집중한다. 좋은 평가를 받지 않는다고 한들 제 잘못은 아니지 않나. 하하. 그렇게 편하게 생각한다."
이진욱 하면 여전히 연기보다는 외모가 더 부각된다.
"내 외모가 그 정도는 아니다. 정우성씨, 조인성씨, 현빈씨. 강동원씨 등 잘생긴 분이 너무 많다. 저는 거기까지는 못 미친다. 하지만 대중이 모르는 숨겨진 매력이 있다. 그 매력으로 말하면 1등이다(웃음)."
어떤 매력인가.
"제가 '유용한 사람'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나한테 먼저 연락이 온다. 직접 위로는 못 해줄지언정 해결을 해준다. 일이 터졌을 때 위로보다는 정신 차리라고 매뉴얼을 알려주는 이성적인 친구다. 주변에 그런 친구들 하나씩 있지 않나. 제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예능에 출연할 생각은 없나.
"배우가 개인적인 것들을 드러내는 게 마이너스 같다. 그리고 제가 아직도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긴장을 많이 한다. 데뷔한 지 꽤 됐는데도 제작발표회에 가면 떨린다. 예능 출연이 도움이 되는 배우가 있고 아닌 배우가 있는데 여러모로 저는 후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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